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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지역저축은행]부울경 침체, IBK·BNK저축 순이익 '뚝'②PF·건설사 '휘청'에 거액부실여신 발생…연체율도 상승

조세훈 기자공개 2018-12-14 10:10:15

[편집자주]

저축은행 업계가 2017년 사상 처음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데 이어 2018년에도 사상 최고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양새다. 그러나 지역 저축은행의 사정은 정반대다. 수익은 급감한 반면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다. 지방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 위기감이 더 고조될 수 있다. 닥쳐올 위기를 미리 알려주는 '광산 속 카나리아'처럼 지역 저축은행의 부진이 또 다른 위기의 신호가 아닐까. 권역별로 지역 저축은행의 경영실태를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2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과 자동차 산업 동반 부진으로 동남권 경제가 휘청이면서 부산·경남권 저축은행도 '도미노 위기'에 맞닥뜨렸다. 지역 거점 저축은행인 IBK저축은행과 BNK저축은행의 순이익이 70% 넘게 급감하고, 연체율이 치솟는 저축은행도 나타났다. 지역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내년에는 더 큰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제기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IBK저축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72% 감소했고, BNK저축은행은 75% 줄었다. 특히 IBK저축은행은 이번 분기에 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출 전진기지로 여겼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경기가 장기간 침체하면서 순익이 급감한 것이다.

지역 3대 저축은행 당기순이익 추이

IBK저축은행 관계자는 "IBK저축은행은 기업대출 규모가 다른 곳보다 많다"며 "기업대출 같은 경우 경기가 침체하면 요주의화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또 "지방 건설과 조선업 현황이 안 좋다"며 "경기가 어려운 울산 쪽에도 점포가 있어 순이익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부울경은 자동차, 조선업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실업률과 기업 도산이 치솟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경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7% 감소했고, 부산은 15.9% 감소했다. 이 여파로 인근 공단에서 줄도산이 속출했다. 울산 역시 최근 수년간 진행된 조선·자동차 구조조정 여파로 실업률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3분기 울산 실업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포인트 상승한 4.9%였다.

지역 경제가 침체되면서 거액 부실여신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IBK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56억원 규모의 부실여신이 발생했다. 지난 8월 경남 진주에 있는 흥한건설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45억원의 거액 부실여신이 발생했으며, 숙박 및 음식업점 한 곳에서도 11억원의 부실여신이 나타났다. BNK저축은행도 올해 1분기 PF 대출을 해줬던 기업이 압류 조치를 받아 17.7억원의 부실여신이 발생했다.

다른 저축은행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에서 3번째로 큰 고려저축은행은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27% 감소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 순익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지역 저축은행 전체 당기순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837억원)보다 3분의 1 감소한 556억원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상승도 비상이다. 우리저축은행과 진주저축은행의 연체율은 각각 지난해 동기보다 2% 포인트 늘어난 9.91%, 9.65%를 기록했다. 조흥저축은행은 지난해보다 연체율이 소폭 감소했으나 8.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이 4.6%인 점을 고려하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또, 국제저축은행과 에스앤티저축은행은 전년 동기 보다 연체율이 2배 높아진 5.64%, 5.59%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연체율이 평균 수준보다 높고 경영 지표가 추세적으로 악화된 저축은행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도록 관리해왔다"며 "이들 저축은행이 아직 위험 수준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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