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24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미국 최대의 은행은 JP모간 체이스(JPMorgan Chase & Co.)다. JP모간 체이스의 역사는 미국 건국 초기인 1799년에 설립되었던 맨해튼회사(The Manhattan Company)로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맨해튼회사 탄생 이후 수십개의 은행이 합병하면서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에 사실 어떤 회사가 기원이라고 말하기가 좀 애매하다. 맨해튼회사가 가장 오래되었을 뿐이다.맨해튼회사의 설립 목적은 은행업이 아니었고 당시 황열병이 휩쓸고 갔던 뉴욕 맨해튼 남부 지역에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수돗물 공급사업에 소요되는 재원의 잉여재원으로 은행업을 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다. 수돗물 공급사업 운영능력이 신통치 않았던 이 회사는 1808년에 사업을 뉴욕시에 매각해버리고 전업은행이 된다. 그랬으면서도 1899년까지 약 90년간이나 버젓이 수도회사로 행세했다. 그 흔적은 오늘날 체이스은행 로고에 남아있다. 체이스은행 로고는 구식 수도관을 본뜬 사각형 도안이다.
맨해튼회사는 설립 156년 후인 1955년에 체이스 내셔널(Chase National Bank)과 합병해서 체이스 맨해튼 은행(Chase Manhattan Bank)이 되었다. 아직까지도 회사의 정체성과 같은 ‘체이스'라는 명칭은 미국 재무장관과 제6대 대법원장을 지낸 살몬 체이스(Salmon P. Chase, 1808~1873)의 이름을 딴 것인데 정작 당사자는 이 은행과 아무런 연고가 없다.
살몬 체이스는 가장 고액권 달러인 1만 달러 지폐에 나오는 인물이다. 이 지폐는 1969년에 마지막으로 발행되었다가 미국 정부가 고액권 유통을 중단시키기 위해 회수하기 시작했는데 2009년 현재 336장이 회수되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체이스 내셔널은 체이스 대법원장 사망 4년 후인 1877년에 설립되었기 때문에 이 고액권의 상징성과는 무관하고 단순히 체이스를 기리기 위해 이름을 갖다 쓴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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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 맨해튼은 1996년에 1824년에 설립되었던 케미컬(Chemical Bank)에 인수되었는데 케미컬은 인수 주체였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가 더 잘 알려져 있던 체이스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갔다. 2000년에 J.P. Morgan & Co.를 인수해서 JPMorgan Chase & Co.가 탄생했다. M&A 주체가 누구였는지를 기준으로 회사의 역사적 정체성을 가름할 수는 없지만 따지고 보면 케미컬이 현재 회사의 주체인 셈이다. JP모간 체이스는 1996년 이전 케미컬의 주가 기록을 보전하고 있고 본사 건물은 옛 케미컬의 본사 건물을 쓰고 있다.
케미컬은 설립 이후 대형 은행만도 5개를 인수했다. 1961년 매뉴팩처러스 하노버(Manufacturers Hanover) 인수가 가장 큰 딜이었다. JP모간 체이스가 된 후에는 뱅크원(2004), 베어스턴스(2008), 워싱턴 뮤추얼(2008) 세 회사를 인수해 오늘에 이른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체이스는 이런저런 논란을 겪은 은행이다. 덴젤 워싱턴이 나오는 영화 ‘인사이드 맨'(2008)에서는 체이스인 것으로 보이는 은행의 은행장(크리스토퍼 플러머 분)이 나치 부역의 어두운 과거를 가진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체이스는 실제로 2차 대전 시기에 미국 정부의 나치 자산동결 명령을 피해 나치에 협력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지금 JP모간 체이스의 수장은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이다. 미국의 금융산업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차기 대선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그리스계이고 터프츠대와 하버드 경영대를 나왔다. 졸업하면서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로부터 입사제의를 받았는데 나중에 씨티그룹 회장이 되는 샌디 웨일(Sandy Weill)의 설득으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들어갔다. 다이먼의 부친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중역이었는데 다이먼이 쓴 글을 웨일에게 보여 준 것이 계기가 되었다. 웨일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떠날 때 다이먼도 같이 이동했다.
다이먼은 2000년에 뱅크원 행장이 되었고 2005년 뱅크원이 JP모간 체이스에 인수될 때 인수되는 은행의 행장임에도 JP모간 체이스의 수장으로 선정되었다. JP모간 체이스의 뱅크원 인수 목적들 중 하나가 다이먼의 스카웃이었다고 한다. 다이먼은 자기 은행 주식을 약 5억 달러어치 가지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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