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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곳간 넘치는데…주주는 상대적 박탈감? [행동주의 펀드의 태양 공습]⑤잉여금 1400억 '최대'…배당성향, 코스닥 평균 30% 그쳐

박창현 기자공개 2019-01-21 07:41:25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6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태양은 '썬연료' 브랜드로 유명한 부탄가스 제조사다. 과점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면서 매년 수 십억원 대 순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구조 덕분에 배당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1400억원을 돌파했다.

기업 곳간은 풍족해진 반면 주주들은 업계 평균에도 못미치는 배당을 받아 왔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법한 상황이다. 이에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에 맞서 태양이 어떤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태양은 휴대용 부탄가스 연료관과 에어졸관 등 제관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는 초우량 기업이다. 세계 최대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계열사인 ㈜세안과 함께 국내 시장 70%, 세계 시장 60%를 각각 점하고 있다.

과점 체제를 구축한 덕분에 수익구조도 탄탄하다. 2010년 이후 작년을 제외하고 매년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2016년에는 업계 최고 수준인 12.53%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부탄가스 시장 자체가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신규 설비 투자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

이에 태양은 최소한의 외부 차입금만 끌어다 쓰면서 사실상 '무차입 경영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태양 외부 차입금은 27억원이 전부다. 이는 전체 자산의 1.4% 수준에 불과하다.

흑자 사업 구조가 뒷받침 되면서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재무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20% 대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의 경우, 통상 부채비율 100%를 재무 건전성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태양의 재무구조가 얼마나 탁월한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태양

태양은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났지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은 사정이 좀 다르다. 효율적인 자금 운용에 방점이 찍히다보니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이다. 이는 배당성향 추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되는 배당금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주주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태양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 간 총 466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벌었다. 이 가운데 주주 배당금은 39억원이 전부다. 배당성향으로 따지면 8.36% 수준이다. 이는 같은 코스닥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과도 차이가 크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코스닥 상장사의 최근 5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28.6%로 집계 됐다. 특히 2017년에는 가장 높은 31%를 찍었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배당성향을 꾸준히 높이면서 주주 친화 요구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태양의 경우 코스닥 평균보다 배당성향 자체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돌려 주기보다는 내부에 쌓아두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실제 외부 자금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배당 재원이 되는 내부 잉여금만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0년 800억원 수준이었던 잉여금은 2012년 1000억원 벽을 넘어섰고, 작년 3분기 역대 최대인 1423억원을 기록했다.

주주들 입장에서는 기업 수익성과 곳간 사정에 비해 자신들의 몫이 현저하게 적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공산이 크다. 결국 태양과 주주 간 약한 연결고리가 행동주의 펀드 측의 핵심 공략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임시 주주총회의에서 주주 제안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일반 주주들과의 연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태양과 세안 간 합병안을 제시하면서 '적정한 가격'을 강조한 점도 주주들의 호응과 동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장은 태양이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에 맞서 어떤 주주 친화 정책을 내놓지 주목하고 있다. 펀드 측과 마찬가지로 세력 결집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 부담이지만, 워낙 자체 자금이 풍부해 최고 경영진이 결단만 내린다면 다양한 주주 친화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태양 관계자는 "2014년과 2015년 공장 화재 때문에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을 뿐 이익 규모와 관계없이 매년 주주 배당을 하려고 한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주주친화 정책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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