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역사가 증명한 투자 DNA…관건은 '자금' [2019 승부수]'석유화학 프로젝트 2단계' 올해 추진 박차
박기수 기자공개 2019-01-18 11:09:36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7일 12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이 올해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 진행에 박차를 가한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는 지난해 완료한 1단계(RUC·ODC) 프로젝트 이후 연간 150만 톤 규모의 스팀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짓는다는 내용이다. 업계는 에쓰오일이 이번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로 그간의 투자 성공 역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라자일렌과 벤젠 등 방향족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던 에쓰오일은 에틸렌 계열을 생산하는 명실상부 석유화학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를 단행한다.
1단계 프로젝트는 RUC(잔사유 고도화 설비)·ODC(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건설이었다. RUC는 잔사유를 다시 경질유와 프로필렌 등으로 만드는 시설이고, ODC는 RUC에서 나온 물질로 폴리프로필렌(PP)과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같은 올레핀 계열 제품들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RUC·ODC 설비를 완공하고 상업 생산에 들어간 상태다.
여기에 지난해 8월 에쓰오일은 '2단계 프로젝트'로 연간 150만 톤 규모의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짓기 위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스팀 크래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에틸렌과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설비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타당성 검토 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돈'이다. 에쓰오일의 1·2단계 프로젝트는 회사를 단순 정유업체에서 석유화학업체로 변신시키는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된다. 이미 에쓰오일은 RUC·ODC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약 4조789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여기에 지난 8월 2단계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 발표한 투자 자금은 약 5조원이다. 2단계 프로젝트 완료 목표 시점이 2023년인 점을 고려했을 때 8년간 약 10조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에쓰오일은 1단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재무구조에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50.43%로 1단계 프로젝트를 시작할 시점인 2015년 말 100.29%에 비해 부채비율이 약 50%포인트가량 높아졌다. 총차입금은 2015년 말 3조5952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6조3937억원으로 약 78% 늘어났다. 이에 순차입금비율 역시 2015년 말 16.63%에서 지난해 9월 말 75.56%까지 치솟았다.
당장 투자 재원으로 쓸 수 있는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2489억원 뿐이다. 에쓰오일의 2단계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탄탄한 순이익 창출과 함께 추가적인 차입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말 누적 기준 에쓰오일은 5818억원의 순이익을 창출했다. 증권가에서 예측하는 지난해 한 해 동안의 전체 순이익은 6378억원이다. 최근 몇 년간 1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말 유가 하락에 따라 재고평가이익의 감소로 이익 실현에 어려움을 겪었던 점이 아쉽게 됐다.
|
일부 우려 속에서도 에쓰오일의 2단계 프로젝트가 시장의 기대를 받는 이유는 그간 에쓰오일이 성공한 대규모 투자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업체 중 가장 빨리 고도화 설비에 투자한 회사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정유 업황이 악화하던 시기에는 파라자일렌 설비 투자를 과감히 단행했다. 투자가 끝난 후 찾아온 호황에 투자비 대부분을 빠르게 회수했다.
이에 업계의 눈은 상업 생산에 들어간 RUC·ODC 프로젝트의 수익 규모에 쏠려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RUC·ODC 프로젝트로 창출하는 수익으로 약 7000억~800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RUC·ODC의 상업생산 실적의 반영 시점은 이번 달 기업설명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라며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의 순조로운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제이엘케이, ‘메디컬 AI 얼라이언스’ 출범식 개최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 투자자간 셈법 엇갈린다
- 카카오, '11조 몸값'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 추진
- [i-point]대동, 우크라이나 농업부와 미래농업 기술 지원 협력 논의
- '위기를 기회로' 탑코미디어, 숏폼 올라탄다
- [thebell interview]임형철 블로코어 대표 “TGV로 글로벌 AI 투자 확대”
- [VC 경영분석]유안타인베, '티키글로벌' 지분법 손실에 '적자 전환'
- [VC 경영분석]성과보수 늘어난 CJ인베, 줄어드는 관리보수 '과제'
- [VC 경영분석]'첫 성과보수' 하나벤처스, 모든 실적 지표 '경신'
- [VC 경영분석]SBVA, '펀딩·투자·회수' 선순환…'당근' 성과 주목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Financial Index/한화그룹]방산·태양광 희비 '극명'…솔루션 ROE 악화 심화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전자, 잉여현금흐름 '20조' 육박…계열사 대부분 흑자
- [캐시플로 모니터]한화 3형제 가족회사 한화에너지, 가용 현금만 5000억
- [조선업 리포트]한화오션, 든든한 자금줄 산은 덕 현금흐름 '이상무'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전자, 순현금만 93조…차입 부담 버거운 호텔신라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전자, 영업익 본 궤도로…수익성 독보적 1위 삼바
- [Financial Index/삼성그룹]삼성重 매출성장 1위, 삼바·삼전도 반등…고민 깊은 SDI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한화에어로, 차입 조달했어도 부채비율 유럽과 '비슷'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오션 연결로 부채비율 낮췄는데…유증이 최선이었나
- [Financial Index/삼성그룹]1년새 주가 어디가 올랐나…금융사·삼성重·삼바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