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가 자산축적 주요수단 '상속·증여' [KEB하나은행 2019 부자보고서]부동산 투자로 자산 일궈…40대 상속증여 완료
구민정 기자공개 2019-01-29 08:09:31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8일 1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부자들 중 절반 이상이 부모·조부모 세대로부터 자산을 상속·증여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산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자산을 물려받는 비중도 컸다. 이전 세대로부터 받은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 투자에서 발생했다. 부자들은 물려받은 자산의 절반가량은 노후자금으로, 나머지는 또 다시 자녀세대에게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28일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연구소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들을 조사해 '2019 Korean Wealth Report'를 발간했다. 이 리포트에 따르면 고액자산가들 중 부모 혹은 조부모로부터 상속·증여 받은 자산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57.3%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강남3구 거주자들의 상속·증여 경험 비중이 6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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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자산 중에서 물려받은 자산의 비중은 10%대가 가장 많았다. 보유자산 중 상속·증여 받은 자산의 비중은 10~20%가 15.3%로 가장 높았고, 30%대가 14.4%, 20%대가 13.2%, 30%대가 13.2%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자산 이전은 40대 초중반에 가장 많이 일어났다. 자산이전을 경험한 응답자 중 40~44세 때 받은 비중이 20.3%로 가장 높았고 35~39세 19.8%, 30~34세 15.4%로 국내 부자들은 이미 40대 중반 이전에 상당 규모의 자산을 이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의 축적은 주로 부동산을 통해 이뤄졌다. 현재 보유자산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한 소득 또는 투자형태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27.2%가 부동산 투자라고 답했다. 부동산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을 필요로 하는 투자자산이라고 봤을 때, 40대 중반 이전에 상속·증여를 받은 자산을 활용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해석이다.
이 밖에 보유자산 축적 수단으로 사업소득 20.0%, 근로소득 18.9%, 금융자산 투자 18.6%, 부모의 증여·상속 15.2% 순으로 골고루 분포돼 나타났다. 다만 총자산 규모가 10억~30억원인 경우 사업소득의 기여 비중이 10% 수준인데 비해 100억원 이상의 경우 동 비중이 23%까지 늘어났다. 초고액자산가일수록 보유자산 축적에 사업소득의 기여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자들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았다. 건물이나 상가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한국 부자들의 비율은 36.5%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부동산 유형 중 가장 높은 응답률이다. 다만 2017년과 2018년 조사에서 건물, 상가에 투자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57%, 47.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호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액자산가들은 절세를 위한 상속·증여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내 부자들의 89.1%가 증여 및 상속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중은 1.3%에 불과했다.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도 89.3%로 대부분의 자산가들이 자산이전에 대해 알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부자들이 상속·증여 방법에 대해 알아본 이유로는 '세금 문제'(35.2%)와 '나이가 들어서'(22.3%)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특히 보유 금융자산이 100억원 이상인 부자들 중에서 사전에 상속증여 방법에 대해 알아본 이유(복수응답)로 '세금 문제'를 선택한 비중은 72.2%나 되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나이가 들어서' 증여·상속에 대해 알아봤다고 답한 비중이 점차 높아졌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과거 증여·상속 받았을 때의 경험' 때문에 증여·상속에 대해 알아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40대 이하의 젊은 연령대의 경우 사전에 알아본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비중이 27.3%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의 활용 계획에 관해선 '노후자금'과 '자식세대로의 상속·증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총자산 처분계획에 대한 조사에서 노후자금 48%, 상속 24%, 증여 19%로 조사되었으며 기부하겠다는 응답도 4%에 달했다. 응답한 부자들 중에서 53%는 재산의 일부를 이미 자녀 또는 손주에게 증여했다고 밝혔으며 증여자산 형태는 현금/예금이 52%로 가장 높았고 상업용부동산 20%, 주거용부동산 17% 순으로 나타났다.
향후 계획하고 있는 상속 증여 자산 유형으로는 부동산을 활용하겠다는 응답이 44.2%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였다. 다음으로 현금과 예금(30.6%), 주식·채권·펀드(9.2%) 등의 금융상품 활용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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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보유 부자들은 자녀에게 상속·증여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이 70.1%로 평균 대비 8.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강남3구 부자들도 자녀 대상 상속·증여 계획이 67.8%로 높았다.
반면 자녀에게 증여할 의향이 없는 부자들의 경우 56.0%가 '효율적 재산관리에 대한 우려'를 꼽아 자녀들의 자산운용 능력 수준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가족분쟁의 우려', '본인의 금전적 문제' 순으로 응답했다. 한편 40대 이하 젊은 부자들의 경우 노후생활을 위한 자금으로 50.3%를 배분하고, 증여로 이전 20.9%, 상속 17.8% 순으로 증여에 대한 관심이 다른 연령대 대비 높게 나타났으며 기부도 4.3%로 평균대비 높게 나타났다.
국내 부자들은 상속·증여의 수단으로 여전히 부동산에 높은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 활용의향이 2016년 39.7%, 2017년 44.1%, 2018년 47.4%로 증가하는 반면 금융자산을 활용하려는 비중은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이경진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상품보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하고 미래가치의 상승이 기대되는 부동산을 상속·증여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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