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보내는 현대차그룹 '금융 삼형제' 당기순이익 감소, 업황 악화에 희망퇴직 수순
조세훈 기자공개 2019-02-11 07:50:57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7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인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이 지난해 동반 실적 부진에 직면했다. 각사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영업비중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회사 현대차의 어닝쇼크로 실적이 저하된 탓이다.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는 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뚜렷한 반전 카드가 없어 올해 실적 반등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0%가량 감소한 15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로 수익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지만 이를 만회할 뚜렷한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수익구조는 크게 신용판매(수수료 수익)와 금융(카드론·현금서비스)으로 나뉜다. 다른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자 앞다투어 금융수익을 늘리면서 대응했지만 자본 여력이 부족한 현대카드는 이마저도 어려웠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카드업권의 카드론 자산은 2년 반 동안 27%가량 늘었다. 특히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의 증가율은 40%에 육박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15.5% 증가에 그쳤다. 그 결과 현대카드의 ROA는 2015년 1.7%에서 2016년 1.6%, 2017년 1.5%로 내려가더니 지난해에는 약 1%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지난해 발표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시행으로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현대카드는 내부적으로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를 전년 수준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커머셜은 더욱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현대커머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4.8% 감소한 686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염가차익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카드와 푸본현대생명 주식의 지분법 적용으로 2017년 2529억원, 2018년 3분기 기준 416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당기순이익 감소폭은 크게 줄어든다.
문제는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건설경기 부진 여파로 덤프트럭과 트레일러 등 상용차를 장만한 차주의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상용차 전문 캐피탈사인 현대커머셜이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연체율 상승과 대손비용 증가로 실적이 다소 저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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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대커머셜의 영업이익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영업이익(276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커머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74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이 47억원에 불과해 영업이익은 400억원대로 추산된다. 현대커머셜은 올해 사업확대 보다는 연체율 관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맏형격인 현대캐피탈은 사정이 좀 낫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5% 늘어난 2598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 실적과 비교하면 순이익은 6.3% 감소했다. 사실상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효과다.
현대캐피탈의 고심은 모회사인 현대·기아차에 쏠리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전속 금융사인 현대캐피탈은 매출의 80% 이상을 현대·기아차에서 얻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가 어닝쇼크를 겪었지만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면서 현대캐피탈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올해도 이같은 실적을 올릴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태다. 현대·기아차의 매출이 감소하면 현대캐피탈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 더욱이 상위 캐피탈사들이 최고 순이익을 경신하고 있는 흐름과도 상반되고 있어 현대캐피탈의 고심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 스위스 채권시장에서 그린본드 발행에 성공했다"며 "글로벌 금융전문지인 '디 에셋'이 선정한 2018 최우수 회사채상을 수상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반 실적 저하를 겪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는 궁여지책으로 인력 감축을 결정했다. 이를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경영체질 개선 컨설팅을 받아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포함 총 400명의 인력 구조조정을 권고받았다. 현재 3사는 창업지원 신청 등을 통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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