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착수' 블랭크코퍼레이션, 예상 몸값은 PSR 적용시 6000억대, 매출 2배 성장해야 조 단위 가능
심희진 기자공개 2019-02-12 07:53:44
이 기사는 2019년 02월 08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콘텐츠·미디어커머스 기업인 블랭크코퍼레이션(이하 블랭크)이 기업공개(IPO)에 착수함에 따라 기업가치 산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몸값의 척도가 되는 실적 흐름은 우수한 편이다. 설립 3년만인 지난해 1000억원대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률은 10%대 수준을 유지했다. 외형 기반의 PSR(주가를 주당 매출로 나눈 비율) 지표를 도입할 경우 블랭크의 기업가치는 6000억~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숫자만 놓고 봐선 시장에서 기대하는 조 단위 몸값을 끌어내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장 시점이 아무리 빨라도 내년 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블랭크가 2019년 매출을 전년대비 2배가량 끌어올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랭크는 지난해 1280억원의 매출과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7년보다 매출액은 160%, 영업이익은 60% 증가했다.
설립 첫해인 2016년만 해도 블랭크의 매출은 51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도 9억6000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독자 브랜드 개발에 힘쓰고 유통과정에서 드는 비용을 줄인 덕분에 3년만에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뤄냈다.
블랭크의 몸값은 2018년 실적을 바탕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활용지표로는 EV/EBITDA, PSR, PER 등이 있다. 콘텐츠·미디어커머스 기업 특성상 감가상각비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이익과 현금창출력 간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전제 하에 EV/EBITDA를 적용해볼 수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를 더하고 비경상 손익요소를 제거한 조정 EBITDA는 대략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업종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그간 인수합병(M&A)이나 자본시장에서 흔히 적용된 멀티플(multiple)은 10배 안팎이다. 200억원에 10배를 적용하면 블랭크의 기업가치가 약 2000억원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업종 특성상 순차입이 많진 않겠지만 이를 감안하면 지분가치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수익성이 아닌 외형을 토대로 한 PSR도 주요 지표 중 하나다. 넷마블게임즈, 카페24 등이 PSR를 활용해 IPO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중 가장 최근 상장한 카페24의 경우 매출에 멀티플을 5배 적용했다. 같은 숫자를 블랭크에 대입하면 2018년 매출에 5를 곱한 값인 6400억원가량이 기업가치라는 결과가 나온다.
적합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제조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PER 지표도 활용해볼 수 있다. 블랭크의 경우 2017년 순이익(160억원)이 연간 영업이익보다 더 많았다. 아직 결산이 끝나지 않아 지난해 순이익을 정확히 알긴 어렵지만 3분기까지 160억원을 거뒀다는 점을 감안해 단순 계산해보면 연 순이익이 2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 PER 멀티플인 20배를 적용했을 때 블랭크의 기업가치는 4000억원가량이다.
지난달 블랭크가 IPO 작업에 착수하자 일각에선 몸값이 조단위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현재로선 EV/EBITDA와 PSR, PER 가운데 어느 지표를 활용해도 1조원에 이르지 못한다. 이를 실현하려면 블랭크가 PSR 5배를 적용받는다는 가정 하에 올 연말 2000억~2500억원의 매출을 거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PSR의 경우 매출액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고밸류 논란이 있지만 O2O(Online to Offline) 기업들이 몸값 지표로 삼기도 한다는 점에서 블랭크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O2O 기업의 대다수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이익보단 외형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블랭크의 성장세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기업가치가 조단위에 이르려면 올해 상당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며 "아직 주관사 선정도 마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빨라야 내년 초에 상장 작업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랭크는 오는 15일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 8곳을 대상으로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리젠테이션(PT)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후 기업실사, 수요예측 등의 과정을 감안하면 블랭크의 상장 시점은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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