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사장의 마지막 IR 2년6개월간 기업설명회 직접 발표..올해 주총 끝으로 중단
박기수 기자공개 2019-02-12 16:52:41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2일 11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분기별 기업설명회(IR)가 열릴 때마다 직접 발표자로 나서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이우현 OCI 사장(사진 위)이다. 특히 이 사장은 고 이수영 회장 타계 이후 3세 경영을 일궈내고 있는 '오너 일가'다. 얼굴 한번 보기 힘들다는 오너 사장이 기업설명회마다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회사의 일면을 소개하는 장면은 흔치 않다.오너가 직접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회사답게 OCI의 기업설명회 자료(PPT)는 다른 회사보다 비교적 내용이 알차고 꼼꼼하다. 기업마다 다르지만 기업설명회 자료는 통상 10페이지 전후로 제공된다. 당분기 실적, 사업 부문별 실적, 간단한 재무상태표 등이 제공된다. OCI는 두 배 이상을 준비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에 등장하는 폴리실리콘 가격 추이나 EBITDA 보상배율 같은 세부적인 재무지표가 OCI의 보고서에는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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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열린 2018년 4분기 IR에서도 정장 차림의 이우현 사장은 당연하다는 듯 등장했다. 투자자들과 기자들에게 제공된 자료는 29페이지로 구성된 한 권의 얇은 책이었다. 강단에 선 이우현 사장은 각 페이지에 담긴 모든 내용을 직접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의 갑작스러운 태양광 정책 변경과 군산 공장 가스 누출 사고 등 악재가 겹쳐 실적이 부진했지만 오히려 이 민낯을 겸허히 드러내며 반전을 다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쏟아지는 질문에도 '이런 것까지 설명하나' 싶을 정도로 성심성의껏 응답했다. 여기까지는 지금까지 봐오던 이우현 사장의 모습이었다.
모든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고 사회자가 마무리 발언을 하던 시점, 이우현 사장이 "잠깐만요" 하면서 이야기를 끊었다. "2016년 8월에 처음 IR을 한 다음에…"라며 말을 시작한 이 사장은 "3월에 주주총회에서 통과가 된다면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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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OCI는 오후 3시 40분부터 약 1시간 10분가량 IR을 진행했다. 이 사장은 마지막 IR이 끝나자마자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한 컨퍼런스 콜을 진행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그 와중에도 배당 정책과 최근 화두인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친절히 답변했다. 이 사장은 배당은 하지만 작년 실적 부진 탓에 축소 배당을 한다고 말했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주주 환원 정책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IR은 그 자체만으로 리스크가 있다. 내부 사정을 외부에 공개하는데 한 부분이라도 미숙하면 차라리 안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는 소리를 듣기 일쑤다. 그래서 설명회를 포기하고 일방적인 자료 배포만 하는 대기업들도 허다하다. 이와 반대로 OCI는 리스크보다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우선시하고 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자료와 CEO의 적극적인 소통 행보는 국내 다른 대기업들이 참고할만 하다. 이 사장은 IR 강단에서 떠나지만 OCI의 적극적인 주주 소통 행보는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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