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전설' 이원준, 이커머스 평정 노린다 [롯데를 움직이는 사람들]⑤현장경영서 빛난 실무형 전문가…2020년 온라인 매출 20조 '과제'
박상희 기자공개 2019-02-20 15:41:37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2017년 4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롯데'를 선포했다. '신격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신동빈 체제'가 자리잡았다. BU체제가 시작됐고, 롯데그룹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지주사가 출범했다. '뉴 롯데'를 열어갈 핵심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9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모태는 '껌'으로 히트를 치면서 이름을 알린 롯데제과로 알려져있다. 출발은 제과산업으로 시작했지만 50년 역사를 이어온 롯데그룹의 정체성은 누가 뭐래도 '유통'이다. 롯데가 2017년 2월 BU장 체제를 도입하면서 전문경영인 시대를 연 이래 백화점·마트 등을 전담하는 유통BU는 이원준 부회장(사진)이 이끌고 있다.이 부회장은 1981년 그룹 입사 이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를 지낸 2년 간을 제외하면 약 35년 동안 롯데백화점에 몸 담아 온 정통 '백화점 맨'이다. 롯데백화점의 산 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장 경영' 정신으로 롯데백화점 전성시대를 연 이 부회장은 향후 유통의 차세대 신성장 동력인 이커머스 분야를 이끌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롯데는 향후 5년간 온라인에 3조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 달성으로 업계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81년 공채 입사, 백화점 근무만 35년 …면세 글로벌 성장도 견인
롯데지주에 컨트롤타워 조직의 계보를 잇는 정책본부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다면 BU장은 해당 분야에서 적어도 30년 이상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들이 맡고 있다.
1956년 생인 이원준 롯데 유통사업부문(BU) 부회장은 청주상고, 청주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공채로 입사해 40년 가까이 롯데그룹에 몸담는 동안 롯데백화점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99년 롯데백화점 숙녀복매입팀장, 2000년 롯데백화점 숙녀잡화 매입부문장을 지냈다. 2004년 롯데백화점 본점장(이사)을 맡으며 명품관 에비뉴엘의 성공적 개장을 이끌었다. 2006년 상무로 승진했다. 상품본부장(2008년)과 영업본부장(2011년)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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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전문가로 오랜 경력을 쌓은 이후 2012년 롯데면세점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인도네시아와 괌 등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롯데면세점의 글로벌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년 후인 2014년 롯데백화점으로 복귀해 사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인사는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가 비리로 물러난데 따른 긴급 조치였다. 롯데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이 될 위기에 처하자 긴급 소방수로 투입된 것이다.
롯데쇼핑 사장 시절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와 벌어진 형제 경영권 분쟁에서 롯데쇼핑 중국법인 적자가 논란이 되자 총대를 메고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는 등 로열티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당시 그는 예고 없이 기자실을 방문해 직접 중국법인의 적자 해명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사장 자리에 오른 이후 3년 만인 2017년 롯데그룹 부회장 승진과 동시에 유통사업부문장을 맡으면서 롯데그룹의 전문경영인 부회장단 시대를 열었다.
유통은 롯데그룹의 핵심이자 주요 성장 축이다. 롯데그룹 유통계열사 수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이 부회장의 가장 큰 과제는 최근 몇 년간 실적부진으로 그룹 내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유통사업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다.
◇ "오프라인 넘어 이커머스 시장 1위 달성" 과제..3조원 대규모 투자 책임 막중
유통은 롯데그룹의 핵심이자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사업군이다. 유통 BU에는 롯데쇼핑 산하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비롯해 롯데홈쇼핑, 편의점 세븐일레븐, 헬스&뷰티숍 롭스, 롯데하이마트 등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가 모두 포함돼 있다.
최근엔 유통 매출 규모가 업황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에 밀리는 모양새다. 과거 유통사업군은 매출 비중이 40%에 이를 정도로 그룹 내 위상이 높았다. 사드 사태 발발 이전에는 롯데쇼핑에서만 한 해 30조 원에 가까운 매출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유통 BU 수장인 이 부회장의 최대 관심사는 '이커머스'로 대변되는 온라인 쇼핑 시장에 쏠려 있다. 국내 유통 생태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추가 성장은 물론 장기적으로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 따르면 2015년 54조원을 기록했던 온라인 쇼핑시장 거래액은 2016년 64조원, 2017년 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거래액은 9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134조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를 비롯한 유통 공룡들이 대규모 자금을 앞세워 이커머스 대전에 돌입했다. 1조원 규모의 자금 유치에 성공한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그룹뿐만 아니라 최근 2조원 투자를 유치한 쿠팡을 비롯해 이커머스 열전이 펼쳐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업계에서 최대 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선전포고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하고, 향후 5년간 온라인에 3조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 달성으로 업계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0년 그룹 온라인을 통합한 통합앱 구현으로 그룹 온오프 시너지를 창출하여 방문자 수 확대를 이끌어낸다는 복안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임원 인사 당시 2명의 BU장을 비롯해 계열사 CEO의 30%가 교체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단행됐다. 유통BU는 칼바람 속에서도 이 부회장을 비롯해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유임되는 등 변화 속에서도 안정을 택했다.
이같은 인사는 지난해부터 구체화된 이커머스 투자 계획의 차질 없는 실행과 추진을 기대하는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원준 부회장에게 주어진 제1의 과제는 모바일과 온라인 기반의 이커머스 시장에서 본격적인 실적을 내는 것"이라면서 "이 부회장이 최근 IT 관련 인재 선발에 나서는 등 이커머스 매출과 실적을 본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본격적인 투자 집행 구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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