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2월 20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남 1위 주류업체 무학이 최재호 회장 가족기업들을 특수관계인 명단에서 누락시키면서 금융당국의 제재 조치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주주인 최 회장과 그 특수관계인들은 주식 보유 현황 및 변동 공시 대상이다. 하지만 명단 누락으로 수년간 최대 10% 지분에 대한 보유·변동 공시가 정확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처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공시 위반 기간과 누락 지분 규모 등 사안의 중대성을 따져 최대 검찰 고발 조치까지 내릴 수 있다.

무학은 최근 최 회장 일가 가족기업들의 특수관계인 명단 누락을 확인하고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에 규정 위반 내용을 자진 신고했다. 특수관계인 명단 누락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공시 위반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관련 법규에 따라 상장사 최대주주는 본인을 포함해 특수관계자들의 지분 보유 현황과 변동 내역을 '주식 대량보유 상황 보고서'와 '사업 보고서'를 통해 공시해야 한다. 특수관계자에는 배우자와 6촌이내 친인척, 지배법인, 지배법인의 종속회사 등이 모두 포함된다.

무학은 최근까지 명백한 특수관계자인 '좋은데이나눔재단'과 '지리산산청샘물'의 지분 보유 현황을 누락했다. 이들은 총 5%가 넘는 무학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론의 여지가 없는 공시 규정 위반이다.

여기에 관계사인 화이트플러스와 엔팩, 토카이인베스트먼트 등의 특관인 포함 여부도 파악 중이다. 해당 관계사들 역시 최 회장과 장남, 부인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관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전체 누락 지분 규모가 10%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 동안 10%에 달하는 특관인 지분 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셈이다.

무학 스스로 공시 규정 위반 사실을 인정하고 감독 기관에 자진 신고했다는 점에서 추후 금융당국이 제재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무학 관계자는 "현재 관계사의 소유 구조와 지분 보유 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내용 정리가 끝나는대로 금감원 측에 관련 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공시 위반 사안에 대해 사실 관계를 먼저 파악한 후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위반 동기와 중대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최종적으로 금감원은 심사 내용을 토대로 주의와 경고, 과징금, 검찰 통보 등의 행정 조치를 내릴 수 있다.

무학 역시 누락 대상 범위와 기간, 규모 등 사실 관계를 토대로 금융당국이 제재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년 동안이나 오너일가 지배기업들이 모두 특관인에서 제외됐고, 미공시 지분 규모 역시 10%에 육박하다는 점은 무학 측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

고의성 여부 역시 제재 수위 판단에 있어 주요한 기준이 된다. 해당 무학 관계사들이 특관인 명단에서 누락됨에 따라 최 회장 일가가 얻은 직접적인 이익이 있었느냐가 고의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근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반 동기와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며 "고의와 중대성이 모두 인정되면 최대 검찰 고발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