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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증권사 ELS 비즈니스, ETN '새먹거리' 부상 [양매도 ETN의 비밀]④양매도 ETN, 꾸준한 운용보수 창출…ELS 헤지운용 리스크 보완

최필우 기자공개 2019-03-22 08:45:52

[편집자주]

파생상품의 대명사 ELS가 양매도 ETN에게 그 지위를 조금씩 뺏겨가고 있다. 증권사와 은행들이 양매도 ETN을 새 수익원으로 삼고 상품 개발과 판매에 한창이다. 하지만 복잡한 구조와 더불어 가늠하기 어려운 위험성 등으로 인해 투자자에게는 아직 낯선 상품인 건 분명하다. 양매도 ETN 열풍 속에 감춰진 그 비밀에 대해 파헤쳐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8일 15: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연계증권(ELS)은 증권사 핵심 비즈니스다. 판매 수수료 뿐만 아니라 ELS 발행을 바탕으로 자체 헤지 수익을 추구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ELS로 올릴 수 있는 수익이 무궁무진한 건 아니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ELS 헤지운용 손실 규모가 커지는 등 리스크가 부각됐다. 대안 상품이 절실했던 상황인 것이다.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은 ELS 주력 판매사인 은행 뿐만 아니라 발행사인 증권사 입장에서도 ELS의 보완재가 될 수 있는 상품이다. ELS 헤지운용 여건이 악화되고 판매 마진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ETN은 꾸준히 운용보수를 발생시킬 수 있다. 증권사가 ETN 시장의 첫 히트상품인 양매도 ETN에 달려든 배경이다.

◇레드오션 ELS 시장, 헤지운용 손실까지…'급부상' ETN

지난 2015년과 지난해 홍콩H지수(HSCEI) 급락으로 큰 규모의 헤지운용 손실을 입은 증권사가 다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증시가 동조화되고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헤지운용 리스크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 정도가 꾸준히 헤지운용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앞으로도 손실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헤지운용은 ELS 세일즈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체 헤지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는 쿠폰금리를 높일 수 있으면 세일즈 측면에서 숨통이 트이게 된다. 하지만 더 공격적인 베팅이 수반되기 때문에 이같은 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증권사들은 오히려 마진을 줄이는 방식으로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 증권사가 시중은행에 제시하는 쿠폰금리에 증권사가 취하는 마진이 녹아 있는데, 쿠폰금리를 높여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마진을 줄이는 식이다. 과거와 달리 발행을 늘리는 것만으로 수익이 담보되지 않게 된 것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ETN 비즈니스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ETN 외형을 키우면 지속적으로 운용보수를 수취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들쭉날쭉한 헤지운용 손익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인 것이다. 특히 양매도 ETN이 투자자들의 폭발적 관심을 받으면서 효자 상품이 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막대한 헤지운용 손실이 발생하면서 ELS 사업 부문이 없어지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며 "양매도 ETN이 수익창출원으로 자리 잡으면 이러한 리스크를 어느정도 보완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매도 ETN, 운용보수 '짭짤'…개발자 몸값 덩달아 치솟아

각각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발행하는 ETN과 상장지수펀드(ETF)는 유사한 점이 많다. 사전에 정해진 기초지수를 기반으로 상품이 운용되고 거래소에 상장돼 매매된다는 게 같다. 주수익원이 운용보수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증권사들은 ETN 시장이 ETF에 준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첫 히트상품인 양매도 ETN이 'KODEX 200 ETF' 같이 시장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자리매김 하는 게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으로 양매도 ETN을 선보인 뒤 다수 증권사가 동일하거나 비슷한 상품 출시 대열에 합류했다.

양매도 ETN은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발행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의 운용보수는 80bp다. 발행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고 가정했을 때 연 80억원 안팎의 운용보수가 발생한다. ETN은 ETF와 비교했을 때 운용보수가 높은 편이고, 기존에 정한 방식대로 운용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양매도 ETN에 준하는 히트상품을 2~3개 확보할 경우 매년 200억원 안팎의 고정 수익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ETN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증권사들은 개발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김연추 에쿼티파생운용 본부장을 영입했다. 김 본부장은 ELS 헤지운용과 더불어 ETN 개발 업무를 총괄한다. 세간에 알려진 '3년 100억원' 조건은 근거가 없지만 전 직장 대비 보수가 높아졌을 것이란 이야기가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도 옛 대우증권 출신인 김지훈 파생운용실장을 영입하며 ETN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금융본부 내 투자공학2부를 신설, ETN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조직을 구축했다. 별도 ETN팀을 두고 있던 증권사들도 관련 인력을 늘리는 추세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양매도 ETN 외형을 키워 시장에 안착시키고 이에 준하는 후속 상품을 내놓는 게 과제"라며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굴할 개발자 영입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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