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멘 카드사, 부가서비스 변경 요구 [카드사 마케팅비용 분석] ②마케팅비용 중 부가서비스 비중 80%...금감원 약관 개정 승인건수는 '0'
조세훈 기자공개 2019-03-28 08:07:38
[편집자주]
잇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손익보존을 위한 카드업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마케팅 비용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만큼 매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성은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 더벨은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현황을 살펴보고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1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사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지난 12년간 12차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이뤄지면서 수수료 수익은 급감하는데, 정작 과거에 만든 카드 상품은 손실이 나는데도 그대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 상품의 약관 의무 유지 기간은 법적으로 3년이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탓에 2016년 이후 부가서비스 축소는 단 한 차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수수료가 인하된 만큼 그에 걸맞게 카드 부가서비스 변경도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21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7개 카드사는 마케팅비용으로 총 6조2595억원을 지출했다. 전년보다 11%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증가한 비용 대부분은 각 카드 상품에 탑재된 부가서비스 비용이다. 즉 소비자의 카드 사용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비용이다. 지난해 부가서비스 증가율은 13.2%로 기타마케팅비용 증가율(5.6%)을 앞도했다.
실제 업계 점유율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전체 마케팅 비용 1조4055억원 가운데 76.9%인 1조803억원이 카드 회원들에게 기본적으로 부여되는 부가서비스에 사용됐다. 삼성카드도 지난해 전체 마케팅 비용 중 73.3%인 8272억원이 부가서비스 비용으로 나갔으며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도 8483억원(71%), 7401억원(73.5%)이 부가서비스 비용으로 소요됐다.
중소형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는 전체 마케팅 비용 중 부가서비스 비용이 각각 3897억원(62.4%), 3426억원(76.7%)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는 부가서비스 비중이 무려 90.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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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부터는 마케팅비용 사용이 큰 폭으로 변화했다. 7개 카드사들이 공통적으로 기타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섰다. 기타마케팅은 신차를 살 때 캐시백을 해주거나 아파트 관리비 납부시 할인을 해주는 등 카드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투여하는 비용을 뜻한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올해부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서둘러 허리띠를 졸라멘 것이다. 금융당국이 추산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감소분은 8000억원에 달한다.
실제 올 1월 말 7개 카드사들의 전체 마케팅 비용 중 기타마케팅비용은 20%로 지난해 말(26.5%)보다 대폭 줄었다. 롯데카드의 기타마케팅비용 비중은 지난해 말 37.6%에서 올 1월 말 22.5%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도 각각 26.5%→16.17%, 28.2%→21.6%로 감소했다. 신한·삼성·우리·하나카드도 기타마케팅비용 비중을 모두 줄였다.
카드사들은 부가서비스비용 비중이 80%에 달하는 만큼 본질적으로 부가서비스 축소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손실 만회 방안으로 부가서비스 의무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건의하기도 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에는 약관 의무 유지기간 3년이 지나면 금감원의 약관 변경 승인을 받아 부가서비스를 변경 또는 축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잇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처음 카드상품을 만들 때와 환경이 너무 달라졌다"며 "예전에 만든 카드상품 중 일부는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약관 개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금감원은 2016년 이후 소비자 보호를 이유로 부가서비스 변경을 위한 약관 변경을 한 건도 승인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명확한 승인 기준이 없어 금감원이 현 기조를 유지하면 부가서비스 변경은 불가능해 카드사들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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