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양호한 성적표 불구 이익목표달성 '턱걸이' 대우조선 일회성 요인…건전성지표 주춤, 자금공급 목표는 초과 달성
안경주 기자공개 2019-04-08 10:18:41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4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지난해 양호한 경영성적표를 받았다. 2017년 9월 취임한 후 산업은행을 둘러싼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2조50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순이익을 실현하는 등 최고경영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특히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현대상선 등 산업은행 관리를 받는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지만 수익기반 확보에 나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다만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식했던 주식손상 관련 비용의 일부인 2조원 가량이 환입된데 따른 영향이 컸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성과지표 가운데 건전성지표 악화도 뼈아팠다.
◇영업수익목표 달성 '실패'…건전성지표 '주춤'
|
산업은행의 이 같은 성과측정 지표는 시중은행의 통상적인 기준과 다르다. 시중은행들은 통상 수익성지표로 당기순이익이나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총자산순이익률(ROA) 등을, 건전성지표로 연체대출채권비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등을 활용 중이다. 이는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특성을 반영한 탓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2조509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2017년 434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과를 냈다. 이 때문에 지난해 ROA와 ROE도 1.16%와 10.83%로 전년대비 0.96%포인트, 8.95%포인트 상승했다.
산업은행의 이 같은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의 수익성 평가 항목인 이익목표달성도는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산업은행이 세운 이익목표(영업수익+영업외수익)는 21조6638억원이었고 실질 이익 규모는 21조6914억원이었다. 달성률은 100.1%로 간신히 목표이익을 넘겼다.
문제는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이익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2조원에 달하는 대우조선 주식손상 비용 일부 환입금을 제외하면 이익목표달성율은 90.9%로 고꾸라졌다. 대우조선 주식손상 비용 환입금은 영업외수익에 반영됐다.
영업수익부문에서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탓이다. 산업은행의 지난해 영업수익목표는 21조6620억원이었으나 실질 영업수익은 19조5722억원에 그쳤다. 영업수익부문의 목표달성율은 90.4%다. 이 회장이 취임 이후 수익 기반 확보를 강조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건전성 지표도 다소 악화됐기는 마찬가지다. 산업은행은 건전성 성과측정 지표로 EP목표달성도를 사용하고 있지만 내부 자료로 활용될 뿐 공식적으로 공시하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EP목표달성도는 이익의 질을 보는 것으로 재무회계가 아닌 관리회계 부문으로 외부에 공시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통상적인 건전성 지표인 연체대출채권비율(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대손충당금적립률 등을 통해 이 회장의 지난해 성과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산업은행의 지난해말 기준 NPL비율은 4.23%로 전년(3.49%)과 비교해 0.74%포인트 상승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도 같은기간 95.87%에서 82.71%로 13.16%포인트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부실여신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로서 금융기관의 신용손실 흡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이 수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산업은행의 신용손실 흡수 능력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다만 연체율은 지난해말 기준 0.69%로 전년(0.91%)과 비교해 0.22%포인트 하락하면서 개선됐다.
|
◇자금공급목표 달성…혁신성장부문에 12조원 이상 공급
지난해 성적표를 토대로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부분은 성장성 지표에서 안정적으로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의 지난해 자금공급액은 64조4844억원으로 자금공급목표(63조5000억원)를 넘겼다. 자금공급목표달성율은 101.6%다.
대출자금액과 투자자금액 모두 지난해 목표를 초과했다. 지난해 산업은행이 공급한 대출자금은 57조7989억원, 투자자금은 6조642억원으로 각각 공급목표달성율은 101.8%와 101.1%를 기록했다.
특히 이 회장이 공들였던 4차 산업혁명 지원 등 혁신성장부문에 대한 자금지원은 지난해 처음으로 이뤄졌는데 목표를 초과해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이 계획한 혁신성장부문 자금공급 목표는 12조원이었으나 실제 공급된 자금은 12조3898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재무 성과지표인 고객만족도 수준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2017년 산업은행 고객만족도 수준은 '우수'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지난해 역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올해 혁신성장부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소·중견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직·간접 특별대출 프로그램을 출시하고, 사회적 기업, 소셜 벤처기업 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