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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이사회·임추위 운영 '보완' 필요 [지배구조 분석]전년과 비교해 출석율 '저조'…비공개 안건비율도 높아

안경주 기자공개 2019-04-04 09:52:24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2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년간 지배구조 개선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문제로 조직 쇄신을 요구받은 산업은행은 사외이사를 확대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신설해 이사회 독립성과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사외이사 수를 5명으로 늘렸고 임추위도 적극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열린 이사회 중에서 이사 전원이 참석한 회의는 절반도 안돼 사실상 사외이사 수를 늘린 효과를 보지 못했고, 임추위 역시 일부 사외이사의 불참으로 신뢰성에 물음표를 남겼다.

◇혁신안 이행…공들인 지배구조 개선

산업은행은 지난 2016년 10월 대우조선 관리에 부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혁신안을 발표했다. 특히 대우조선 지원과 관련해 산업은행은 들러리만 섰을 뿐 청와대와 정부가 결정했다는 홍기택 회장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영향도 컸다.

산업은행의 혁신안에는 이러한 지적을 감안해 사내이사 수를 기존 3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사외이사 수를 4명에서 5명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혁신안 발표 직후 손현덕 사외이사를 추가 선임했지만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돼 비판을 받았고, 결국 사임했다. 이듬해 김익수 사외이사의 별세로 산업은행의 사외이사 수는 3명으로 줄었다.

산업은행은 2017년 양재열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4명의 사외이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지난해 8월 이윤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면서 혁신안을 발표한 지 2년여 만에 '사외이사 5인 체제'를 완성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 수가 늘었다는 것은 산업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잘하는지 감시하는 눈이 늘어난 것과 같다"며 "이사회의 독립성도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에도 나섰다. 2017년부터 임추위를 도입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그간 임추위 없이 산업은행 회장 단독 제청으로 금융위원회가 사외이사를 임명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임추위를 도입해 사외이사를 추천위원의 과반수로 구성하는 등 공정한 임원 선임 프로세스를 확립했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혁신안을 통해 밝힌 지배구조 개선방안은 이동걸 회장 부임 이후 비로소 완성된 모습"이라며 "정부가 100% 지분을 소유한 정책금융기관이지만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긍정적"이리고 평가했다.

2018년 산업은행 이사회 활동내용

◇2017년과 비교해 운영면 다소 '미흡'

산업은행이 지배구조 개선이 공을 들였지만 운영적인 측면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이사회 독립성과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실제 운영적인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이사회 운영과 관련한 부분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3번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중에서 1명 이상의 사외이사가 불참한 회의는 절반이 넘는 7번에 달한다. 이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위해 사외이사 수를 늘렸지만 실제 운영면에선 달라진 점이 없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2017년 이사회 운영실적과도 비교된다. 2017년에 산업은행은 13번의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불참자가 있었던 경우는 한 번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열린 제4차 이사회는 내용적으로 사내이사의 비율이 50%에 달하기도 했다. 당시 성종섭 사외이사가 퇴임해 산업은행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이동걸·이대현)과 사외이사 3명(신희택·정혜영·양채열)로 운영됐고, 신희택 사외이사가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사회 참석율도 소폭 하락했다. 이사의 지난해 평균 참석율은 92%였으나 2017년 평균 참석율은 99%였다. 그나마 사외이사 5인 체제가 완성됐던 제9차 이사회 이후로 불참자가 발생한 경우는 한 번 뿐이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임추위 운영에서도 다소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 산업은행은 임추위를 상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만 임추위원을 선임해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추위원의 임기도 짧으면 2일, 길어도 15일을 넘기지 않는다.

이는 임추위 의결을 거쳐야 할 전무이사(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임추위는 지난해 4번 열렸고, 2017년엔 2번 열리는데 그쳤다.

문제는 지난해 열린 4번의 임추위 중에서 1번을 제외하고 불참자가 매번 나왔다는 점이다. 임추위가 자주 열리는 것도, 임추위원의 임기가 긴 것도 아닌 상황에서 추천위원들의 일정조차 조율되지 못한 채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추위의 신뢰성에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 임추위 결정이 사외이사 선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추천위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일정을 잡는다"며 "부득이한 상황으로 회의에 불참할 수 있지만 산업은행의 경우 빈도수가 잦다는 점에서 운영상 책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산업은행이 발표한 '2018년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임추위가 회사 지배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 기구로서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이사회 안건 중에서 비공개 안건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위해 이사회 안건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사회 운영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에 대해선 비공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보고안건 30건 중에서 12건을 비공개했다. 비공개 안건비율은 40%에 달한다. 의결안건 역시 54건 중에서 18건을 비공개했다. 비공개 안건비율은 33.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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