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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매자 선점하자"…인수금융 업계도 '스탠바이' [아시아나항공 M&A]조단위 딜 예상…진성 후보 발굴에 촉각

한희연 기자공개 2019-04-17 08:09:15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6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물 출회 가능성은 인수금융시장에서도 이미 몇 달 전부터 회자돼 왔다. 지난해 기내식 대란 이슈가 터졌을 때부터 언젠가는 인수합병(M&A)시장에 나올 잠재 매물로 거론돼 왔다는 게 인수금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을 공식화 한 이후 딜 규모상 인수금융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원매자를 잡기 위한 국내 금융기관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금호그룹이 지난 1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공식화했다. 금호그룹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시한 자구안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안을 포함시켰고, 조만간 주관사 선정 등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 방식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33.47%)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묶는 형태다. 유증과 구주 인수를 통해 새 주인이 50% 이상 지분을 확보라는 구조라 딜 규모는 1조원대가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딜 사이즈를 감안할 때 원매자들이 자체 현금만으로 인수금액을 치르기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차입 등 적극적인 외부 자금 조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인수금융 업계에서도 일찌감치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를 주시해 왔다.

국내 2위 국적항공사라는 사실과 항공산업의 성장성 등을 감안하면 매물로서 인수메리트는 분명해 보인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다만 진정성을 갖고 인수전에 참여할 원매자를 미리 선점하기 위해 인수금융업계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항공업의 특수성 탓에 외국계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는 인수 후보군에서 제외된 상태다. 대신 국내 SI와 FI, 또는 이들의 컨소시엄 가능성 대해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아직 공식적으로는 참여를 부인하지만, SK, 한화, CJ, 신세계 등 대다수의 국내 대기업그룹이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론된 후보 일부는 지난해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과 시너지 등에 대해 고민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연스럽게 이들 후보군의 참여의지가 얼마나 되느냐를 가늠해 보려는 금융기관들의 작업도 빨라지고 있다. 평소에 관계가 좋았던 대기업 그룹 중심으로 인수에 대한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느라 분주하다는 것이 IB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물론 현금동원력이 상당한 대기업의 경우 의지만 강하다면 굳이 대출을 일으키지 않아도 채권 발행 등 다른 조달 방식을 일부 동원하는 것만으로 인수자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 금융기관들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인수금융 딜 구조를 어떻게 짜낼 수 있을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인수금융 시장에서 SI가 주축이 돼 인수금융을 이용한 사례는 상당히 적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이뤄진 총 75건의 인수금융 및 리파이낸싱 딜 중 SI가 실질적 차주가 돼 진행한 딜은 10건 내외다. 대부분 FI들이 M&A 할 때 인수금융 등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매물가치 측면에서 (차입 등 금융주선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딜이라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이 SI 위주로 인수후보가 거론되는 상황인데 원매자가 좀더 가시화되면 인수금융 주선 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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