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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버거킹의 팀홀튼 인수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19-04-29 10:05:46

이 기사는 2019년 04월 22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맥도날드가 미국 문화 상징들 중 하나인 것처럼 팀홀튼(Tim Hortons)은 캐나다 문화 상징들 중 하나다. 햄버거가 아니고 커피와 도넛 전문점이다. 1년에 약 20억 잔의 커피를 판다. 아이스카푸치노가 대표인 팀홀튼 커피는 캐나다 국민커피로 불린다. 토론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2018년 말 기준 세계 14개국에서 4,846개 점포를 운영한다. 북미 밖에서는 UAE를 중심으로 중동지역에서 강하다.

팀홀튼은 공동창업자의 이름이다. 1964년에 캐나다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 팀홀튼이 공동창업했다. 캐나다는 아이스하키 글로벌 최강자이고 따라서 아이스하키는 캐나다의 국민스포츠다. 팀홀튼은 44세에 교통사고로 요절했지만 회사에 이름을 남겼고 회사는 그 덕으로 성장한 것이기도 하다.

1992년에 팀홀튼은 햄버거 체인점 웬디(Wendy's)와 함께 시너지를 내겠다는 생각으로 두 회사가 같은 건물에 나란히 점포를 내는 방식으로 협업을 시작했다가 1995년에는 아예 합병했다. 팀홀튼의 아침 메뉴와 스낵, 웬디의 점심, 저녁 메뉴가 합쳐진다는 계산이었다. 합병이지만 사실상 팀홀튼이 웬디에 5억8000만 달러에 매각된 딜이어서 캐나다 사람들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팀홀튼은 성장을 거듭해서 캐나다에서는 맥도날드를 추월한 1위에 올랐다. 2006년에 웬디가 기업을 공개했는데 이때 팀홀튼의 지분을 매각했다. 팀홀튼이 독자 브랜드로 탄탄하게 자리잡은 것도 한 이유다. 팀홀튼이 독립하고 캐나다 회사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자 캐나다는 기뻐했다.

1954년에 맥도날드 1호점을 방문해 본 후에 창업자들이 세웠던 버거킹은 1967년 이후 필스버리가 가지고 있었는데 1989년에 필스버리는 영국의 그랜드메트로폴리탄에 인수되었고 후자는 1997년에 기네스와 합병해서 디에지오(Diagio)가 되었다. 디에지오는 버거킹을 2002년에 TPG, 베인캐피탈, 골드만삭스에 15억 달러에 매각했다.

TPG는 버거킹을 2006년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성공적으로 공개했다. 그러나 주요 고객층이 젊은 남성인 버거킹은 맥도날드와는 달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초래한 고용불안의 충격을 견디지 못했고 버거킹은 결국 다시 브라질계 사모펀드 3G캐피탈에 매각되었다. 3G는 버거킹을 2010년에 33억 달러에 인수했다. 상장폐지시켰다가 2012년에 다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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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와 마찬가지로 버거킹은 국내에서도 사모펀드 2차 시장의 거래 매물이 되었다. 버거킹은 국내에서는 1984년에 종로에 처음 진출했다. SRS코리아가 한국사업부였는데 두산계열사인 DIP홀딩스를 통해 직영으로 운영되었다. VIG파트너스(구 보고펀드)가 2011년에 1100억원에 인수한 후부터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로 전환되었다. VIG는 2016년에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2100억원에 버거킹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어피니티는 UBS캐피탈에서 독립한 사모펀드다.

버거킹은 2014년에 125억 달러에 팀홀튼을 인수했다. 맥도날드와의 경쟁전략이었다. 제품과 메뉴 측면에서는 웬디와 유사한 생각이었고 특히 캐나다시장의 75%를 점유하는 커피 강자 팀홀튼과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팀홀튼 입장에서는 미국시장 확장을 포함한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버거킹과 팀홀튼은 브랜드를 합치지 않고 나란히 RBI (Restaurant Brands International)의 자회사가 되었다. RBI는 이들 외에도 파파이스를 가지고 있고 서브웨이, 맥도날드, 스타벅스, 여미(Yum!: KFC, 타코벨, 피자헛)에 이은 글로벌 5대 패스트푸드 체인이다.

RBI의 주인이 3G다. 50%를 넘는 다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3G는 워렌버핏의 버크셔와 공동투자를 자주한다. 버크셔도 RBI에 4.8%를 투자하고 있다. 장기투자 철학을 공유해서다. 하인츠(Heinz)에 공동투자하고 있던 이들은 2015년에 크래프트(Kraft Foods)와 하인츠를 합병시켜 글로벌 5위의 식품회사(Kraft Heinz)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버거킹의 팀홀튼 인수는 사회적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인수하면서 모회사 RBI를 캐나다 회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주식은 뉴욕과 토론토에 동시상장되었다. RBI가 캐나다가 미국보다 법인세율이 낮아서 캐나다를 선택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버거킹과 팀홀튼의 경영에서 캐나다가 들러리를 설뿐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당시 매장 수가 버거킹의 1/3 정도였던 팀홀튼의 매출은 버거킹의 거의 3배였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팀홀튼의 캐나다 정체성에 무게를 두어 RBI의 캐나다 국적 취득을 허용했다. RBI 이사회에 3인의 캐나다인을 임명하고 캐나다 본부에 상당 수준의 고용을 유지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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