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3월 25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은 국내의 경우 당일배송이 대세이고 해외라 해도 배송에 며칠이 걸리지 않는다. 사람들은 물건을 구입하면 한 시간이라도 빨리 받고 싶어 안달인데 1970년대, 1980년대에 익일배송은 대단한 일이었다. 톰행크스가 페덱스(FedEx) 임원으로 나오는 ‘캐스트 어웨이'(2000)의 첫 장면은 물품을 화물기에 발송하고 자신은 여객기를 타면서 자신이 먼저 도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장면이다.국제국제특송화물 1위 회사 DHL은 도이치포스트(독일우체국)가 주인이다. 독일의 옛 수도 본에 가면 유리로 지어진 투명한 빌딩이 있는데 그 건물이 본사다. 도이치포스트는 1998년부터 DHL 주식 취득을 시작해서 2002년에 전량 취득을 마무리했다. 독일 기업이 국제특송시장의 선두라는 것이 약간 이상하지만 DHL은 원래 1969년에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회사다. 1970년대에 DHL은 페덱스와 익일배송 시장에서 양강구도를 이루었다.
DHL의 경쟁사 페덱스는 1965년에 예일대 대학생이었던 창업자 프레드릭 스미스가 특송에 대해 쓴 학기말 보고서에서 출발했다. 스미스는 1973년에 페더럴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를 설립했다. 페덱스의 전신인 이 회사는 70년대 말 항공운송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급성장한다. 1978년에 기업을 공개했다. 지금은 75% 이상이 기관주주들이다. 약 660대의 항공기와 10만대의 트럭을 운용한다.
스미스는 같은 예일대 출신 클린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측근으로 항공운송산업규제 완화에 큰 역할을 했고 그 결과 자신의 회사도 발전시켰다. 페덱스는 아직도 정치헌금과 입법로비에 막대한 예산을 지출하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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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에 페덱스는 UPS가 파업으로 고전하는 틈을 타 트럭운송회사 칼리버(Caliber Systems)를 24억 달러에 인수해서 소형화물과 국내, 지방배송을 보완했다. 페덱스, 칼리버 공히 노동조합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2011년에 UPS는 의회에서 페덱스에도 기본적인 노동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페덱스 로비파워의 승리로 끝났다.
페덱스는 2000년에 오늘날의 이름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모든 계열사의 상호도 통일적으로 정비했다. 그러나 2004년의 비상장 회사 킨코스 인수는 실패작이었다. 고객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딜이었는데 시너지가 나지 않아 별 재미가 없었고 이름도 애초의 FedExKinko's에서 FedExOffice로 바꾸어버렸다. 경쟁사인 UPS Store(구 Mail Boxes, Etc.)는 프랜차이즈인데 반해 FedExOffice는 전부 페덱스 소유다.
페덱스는 2006년부터 M&A를 통해 국제적 사업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2016년의 TNT 인수가 화룡점정이다. 33% 프리미엄을 얹어 44억 유로에 인수했다. 원래 TNT는 2012년에 UPS가 6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던 회사다. EU의 공정거래당국이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아 무산되었었다. EU는 유럽시장이 UPS-TNT와 DHL로 양분될 것을 우려했다.
네덜란드 회사인 TNT는 유럽과 북아프리카 지역 특송화물시장의 강자다. 1967년에 호주의 두 운송회사가 합병해서 탄생했는데 1980년대에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유럽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유럽 최초로 익일배송에 성공했다. 2011년에 암스텔담에서 기업을 공개했다.
페덱스의 TNT 인수가격은 그 사이에 TNT 주가가 5% 정도 하락한 것을 감안해도 UPS 인수가격보다 훨씬 낮다. 이것은 페덱스가 유럽에 존재감이 없기 때문에 UPS가 창출하려고 했던 것과 같은 시너지는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TNT의 실적도 부진한 상태였다. 반면 유럽시장 점유율 12%였던 TNT의 인수로 페덱스는 5%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국제특송화물운송 시장은 DHL, UPS, 페덱스, TNT의 4강 구도였는데 페덱스의 TNT 인수로 3강이 되었다. 2017년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각각 38%, 22%, 24+5%다. 미국 국내에서는 1775년에 벤저민 프랭클린이 국장을 역임했던 미국연방우체국(USPS)도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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