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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 성장 나선 채권시장, ESG 관심 '쑥쑥' 연기금 주도, 기관 주목…지속 성장 인센티브 필요

피혜림 기자공개 2019-05-27 15:07:49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4일 1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에 대한 국내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화 ESG채권 발행량이 증가하자 투자 섹터에서도 친환경·친사회적 흐름에 발 맞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공모 소셜본드(Social bond) 발행에 나서는 등 ESG채권 투자에 대한 접근성도 높아졌다. 2007년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 트랜드로 자리잡은 사회적책임투자(SRI)가 국내 채권시장에도 싹트는 모습이다.

다만 사회적책임투자가 국내 채권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SG 투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탓에 경제적 실익 없이는 투자자의 관심이 지속되기 어렵다. 국내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이 친환경 등의 분야로 온전히 넘어가지 않은 탓에 투자풀이 줄어든다는 점 역시 한계로 지목된다. 사회적책임투자가 국내 채권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운용평가 시 관련 항목 설정, 세금 감면 등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연기금, ESG펀드 설정 고심…채권시장, SRI 싹틀까

국내 투자 수요가 사실상 전무했던 ESG채권 시장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연기금은 ESG채권 관련 펀드 설정을 검토하고 있다. 펀드 조성 가능성에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ESG채권은 지난해 한국산업은행의 원화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으로 국내 채권시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사실상 전문 투자자가 전무해 일반 채권과의 차별점을 부각 시키기 쉽지 않았다.

ESG채권은 조달 자금을 친환경·친사회·지배구조 개선 등의 프로젝트에 사용하도록 제한한 특수 목적 채권이다. 2007년 유럽투자은행(EIB)의 첫 그린본드 발행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친환경 사업을 위해 발행하는 그린본드와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소셜본드(Social bond), 그린본드와 소셜본드가 결합된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속 성장한 것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형성 단계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기관 투자자가 자발적으로 사회적책임투자 비중을 높여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국내는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 발행사 주도로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ESG채권 발행량 증가로 국내 기관 투자자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ESG채권은 발행 이후에도 투자자가 자금의 사용처 등을 꾸준히 확인할 수 있어 투명성 등이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ESG채권 이슈어는 발행 후에도 정기적으로 조달 자금의 사용처와 해당 사업을 통한 친환경·친사회적 효과 등을 담은 보고서를 게시해야 한다.

친환경·친사회적 정책 기조도 투자 관심을 높이는 데 한몫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기금 등 사회적책임투자에 대한 책임이 있는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며 "사회적 책임에 기여했다는 홍보 효과 등도 겨냥할 수 있어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첫삽 뜬 ESG투자, 시장 조성 더뎌…인센티브 고려해야

기관의 관심은 고조되고 있지만 ESG 투자시장 조성은 더딘 상황이다. ESG 투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반짝 주목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속가능금융이라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국내 기관이 관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ESG채권 투자에 나설 경우 담을 수 있는 발행사 물량이 제한된다고 말한다. 국내 기업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발행사와 다르게 친환경·친사회적 사업으로의 전환이 더뎌 원화 채권시장에서는 ESG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기업이 일반 발행사보다 적기 때문이다.

이같은 국내 채권 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ESG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기금과 운용사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의 운용평가 시 사회적책임투자와 관련된 지표를 설정해 ESG 투자 유인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해 경제적 실익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국내 특성상 실익이 제공되지 않는 한 시장 조성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산운용 상품의 경우 대부분 수익률을 기준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수익 개선과 관계가 없는 ESG채권 투자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코스닥벤처펀드 출시로 쿠폰금리 0%대의 메자닌 발행이 빗발쳤던 점을 고려해 ESG채권을 일정 비율 투자할 경우 공모주 우선 배정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 등도 검토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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