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운용 '중국CB 공모펀드' 경쟁력과 리스크는 메자닌 특화 인력, 중국인 매니저 협업…잠재 리스크 부각, 안정성 '글쎄'
최필우 기자공개 2019-06-03 08:35:06
이 기사는 2019년 05월 31일 0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자산운용이 중국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중국 CB에 투자하는 펀드가 공모로 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운용역들의 트랙레코드가 짧고, 중국 전환사채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제기되고 있어 운용 초반 안정적인 수익을 쌓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양자산운용은 최근 '동양차이나전환사채증권자투자신탁H(채권혼합)'을 설정했다. 판매사는 우리은행이다. 동양자산운용은 올해 이 펀드를 주력으로 삼고 판매사를 늘릴 계획이다.
이 펀드는 중국 전환사채 투자를 주전략으로 사용한다. 동양자산운용에 따르면 중국 전환사채 발행잔액 규모는 45조원으로 추산된다. 국내 메자닌 시장의 6배 수준이다. 사모가 대부분인 국내와 달리 중국 메자닌은 거의 공모로 발행된다. 유통 물량이 풍부하고 거래가 활발해 공모로 설정해도 운용에 무리가 없다는 게 동양자산운용의 설명이다.
동양자산운용은 해외에서 기회를 찾기로 했다. 국내 메자닌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자보다 발행사에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다. 국내 메자닌은 전환가 조정이 70%까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중국 전환사채는 액면가 수준까지 리픽싱되는 경우가 많다. 섹터도 바이오와 IT에 국한되지 않고 금융, 산업재, 소비재 등 다양해 더 많은 투자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펀드 책임 운용역은 임정택 동양자산운용 과장이다. 그는 메자닌 특화 헤지펀드 운용사 아샘자산운용에서 7년간 경력을 쌓고 동양자산운용 해외펀드팀에 합류했다. 부책임운용역은 박매화(PIAO MEIHUA) 차장이다. 그는 중국인 매니저로 한화투자증권 상하이사무소와 리서치센터에서 7년간 근무했다. 각각 메자닌과 중국 시장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합을 맞추는 셈이다.
동양자산운용은 과거 안방보험그룹에 소속돼 있을 때부터 중국 투자 상품 개발에 공을 들여 왔다. 중국 소재 모그룹과 전략을 공유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중국인 매니저 채용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4명의 중국인 매니저가 해외펀드팀에 소속돼 있다. 이들이 중국 전환사채 발행사를 분석하면서 신상품 아이디어를 냈다. 동양자산운용은 펀드에 시드머니 50억원을 투자했고, 6개월간 트랙레코드를 쌓은 후 공모펀드를 출시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전환사채 시장에 잠재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전환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의 과도한 기업 대출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정부 정책에 따라 전환사채 발행과 유통이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기업 다수가 국영기업이 아닌 중소 회사라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전환사채 시장 규모가 급증하고 있지만 기업 대출이 제한되다 보니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투자 조건이 좋다고 해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국내 메자닌 대비 낫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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