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힘 잃는 식음사업…HMR 새 동력 [급식업 리포트]⑥식품유통과 매출 비중 '대등'…올반, 시장점유율 확대 속도
양용비 기자공개 2019-06-05 07:25:00
[편집자주]
주요 단체급식 업체들은 수년간 실적 부진을 겪었다. 제조업 전반에 걸친 불황으로 산업체 급식 이용자 수 증가와 함께 커온 급식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했던 탓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상승,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도 시장 정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최근 단체급식 업체들은 신규시장 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급식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31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푸드의 사업 목적 1번은 '단체급식 사업'이다. 애초 신세계푸드의 설립 목적 자체가 단체급식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최근 신세계푸드는 단체급식이 포함된 식음 부문에서 힘을 잃고 있다. 단체급식 부문 경쟁 심화, 인건비 상승 등 대외적 사업 여건이 신세계푸드의 식음 부문을 힘들게 하고 있다.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 신세계푸드가 돌파구로 삼는 것은 가정간편식(HMR) 부문이다. 단체급식 부문의 활력은 컨세션 사업 수주를 통해 회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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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 사업 수익성 '적신호'…컨세션서 답 찾는다
신세계푸드의 사업 부문은 크게 두 부문으로 나뉜다. 식음 부문과 식품유통 부문이다. 식음 부문은 단체급식과 외식, 베이커리 등의 사업이 포함된다. 식품유통 부문은 말그대로 식품유통과 제조유통을 담당한다. 지난해 기준 양 부문의 매출 비중은 5대5 수준이다.
2016년까지 식음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했으나, 식품유통 부문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지난해부터 5대5 수준으로 매출 비중이 대등해졌다.
단체급식 사업을 맡고 있는 식음 부문은 신세계푸드를 이끄는 축이었지만 최근 급식업계의 경쟁심화로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최근 3년간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사실상 정체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2016년 6323억원이었던 식음 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6652억원으로 올랐다. 2년새 5.2% 증가한 셈이다. 다만 식음 부문 매출성장률은 2016년(전년대비) 10.8%에서 2017년 3.7%로 떨어졌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1.4% 성장 하는데 그쳤다.
식음 부문의 수익성은 나빠지고 있다. 2017년 식음 부문 영업이익은 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0.4%의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지난해엔 78.2% 떨어진 32억원을 기록했다.
인건비·식재료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지출이 많아지면서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신세계푸드가 원재료에 쓴 금액은 6255억원으로 전년 5951억원보다 5.1% 증가했다. 종업원 급여도 1770억원에서 1958억원으로 200억원 가깝게 늘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식음 부문 수익성 악화의 해답을 고부가 사업인 '컨세션'에서 찾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컨세션 시장 가운데 신세계푸드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스포츠 컨세션 쪽이다.
신세계푸드는 2017년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광주 기아챔피언스 필드 컨세션 사업권을 따내 경기장 내에서 식음 매장 운영을 맡고 있다. 올해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컨세션 사업권을 따내고 식음 매장을 운영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스포츠 컨세션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며 "향후에도 병원, 스포츠 시설, 휴게소 등 수익성이 높은 컨세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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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 붙이는 HMR 사업…해외선 할랄식품 시장 '주목'
식음 부문 실적이 악화하는 것과는 반대로 식품 유통 부문의 성장세는 매섭다. 가정간편식(HMR)을 필두로 한 식품 유통 부문은 식음 부문 실적 악화를 상쇄하며 신세계푸드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2016년 4235억원이었던 식품유통 부문 매출은 지난해 6124억원으로 44.6% 도약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55억원에서 242억원으로 56.1% 증가했다.
HMR 부문 후발주자인 신세계푸드의 식품유통 부문 성장은 2015년 음성식품가공센터(음성2공장) 완공과 맞물린다. 같은 해 신세계푸드는 식품제조 업체인 세린식품을 인수하고, 이듬해부턴 밀양 물류센터의 문을 열며 식품유통 부문을 키우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와 함께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와 이마트24가 PB상품 비중을 높이고, PB상품 전문 매장인 노브랜드가 론칭함에 따라 주문자위탁생산(OEM)을 하는 신세계푸드의 역할도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식품유통 부문 성장세에 맞춰 신세계푸드 공장 가동률도 상승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식품유통 부문이 호황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세계푸드는 전국 4곳에 6개의 식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음성 1·2공장 △오산 1·2공장 △이천공장 △천안공장이다. 이 공장의 가동률은 2016년부터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음성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2016년 46.1%에서 지난해 57.2%로 올랐고, 오산공장은 같은 시기 65.4%에서 87.1%로 증가했다. 천안공장은 67.3%에서 74.8%까지 가동률이 올라갔다. 다만 이천공장은 63.5%에서 60.4%로 줄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마트 PB브랜드인 피코크 생산은 10% 가량"이라며 "2016년 식품 통합 브랜드 '올반'을 론칭하면서 HMR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부터 해외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첫 공략지는 말레이시아다. 최근 유통업체들이 베트남 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식품업체 ‘마미 더블 데커'와 합작법인 ‘신세계마미(SHINSEGAE MAMEE)' 설립해 할랄푸드 사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푸드가 말레이시아를 첫 해외 진출국으로 삼은 이유는 아세안 지역 가운데 국민소득이 높은 이슬람 지역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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