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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전성시대의 '민낯' [thebell desk]

이승우 자산관리부 부장공개 2019-06-19 13:30:0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잘 모르는' 직원이 '잘 모르는' 고객을 데리고 와서 펀드를 가입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급팽창한 사모펀드 시장을 적나라하게 공격했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익이 나서 좋지만 운용사와 판매사 스스로도 무엇인가 꺼림칙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불완전 판매 이야기를 꺼냈다. 소품종을 다량으로 내놨던 판매 채널이 다품종 소량생산하는 사모펀드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판매 채널 그리고 그 직원들은 변화가 없는데 무작위로 사모펀드 판매를 늘리면서 불완전판매가 불가피하다는 자기고백이다.

"공모펀드를 팔던 직원들이 그대로 사모펀드를 팔고 있는데 그 직원들이 기초자산과 구조 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고객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사모펀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대체투자펀드 규모는 160조원으로 주식형 펀드의 두배에 달한다. 이 정도면 대체투자가 '대체'가 아니라 '메인'이다.

펀드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하지만 이를 재빨리 쫓아가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상당한 지식과 투자 경험으로 시대의 흐름에 정확히 대처하는 고객도 있겠지만 대다수 PB 고객들의 금융지식은 과거에 머무르기 십상이다. 금융회사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잠재해 있음에도 시가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점은 사모펀드의 리스크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다. 부동산이나 비상장 주식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사모펀드는 기초자산 최초 매입가격이 펀드 가격으로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가격과의 괴리가 불가피해 리스크를 감지해 내는 게 느릴 수밖에 없다.

시장 가격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다보니 판매된 이후 방치될 가능성도 크다. 가격 변동이 없는 듯 보이면 투자자들은 리스크에 무덤덤해진다. 겉으로 드러났을 때는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늦어버리는 '암'의 습성과 비슷하다.

더 큰 문제는 펀드의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운용사들이 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라임자산운용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이미 완생(完生)의 경지에 오른 사모펀드 운용사도 있지만 여전히 존립 그 자체가 최대 이슈인 곳이 수두룩하다. 펀드의 손실이나 고객 관리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적자를 본 사모펀드 운용사는 전체의 절반 정도다. 이 회사들이 사라질 경우 투자자를 관리하거나 보호해 줄 회사가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수년간 광풍이 불었던 사모펀드들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고 있다. 수익으로 기쁨을 안겨줄 펀드가 많겠지만 수면 아래 있던 리스크를 여실히 드러낼 펀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며 최고의 전성시대를 맞은 사모펀드들의 민낯을 볼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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