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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달라진 전략…티브로드 합병 빨라질까 3년 전 LG유플러스 인수 추진 시 수세적 위치…더 적은 비용으로 M&A 효과 극대화 기대

서하나 기자공개 2019-06-19 08:05:0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8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3년만에 케이블 TV 인수에 다시 나섰다. 2016년 CJ헬로를 인수하려다 무산된 뒤 3년 만에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3년 전과 달라진 시장 환경에 달라진 전략을 쓰고 있다. 과거엔 공격적인 인수 추진에 외부의 공세에 시달리는 상황이었다. 여론의 향방을 예의주시하며 수세적인 전략을 쓸 수밖에 없었다.

올해 티브로드 인수전은 비교적 여유롭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M&A 상황을 지켜보며 '팔로워' 전략을 쓰고 있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인수 과정에 대한 정부 당국의 방침, 여론의 향방을 보며 전략을 수정할 수 있다. 공정위 등 규제 당국에겐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인수 합병과 동시에 처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잘 되면 일사천리로 M&A가 진행되고 안되도 경쟁사와 함께 묶여 가기 때문에 여유롭다. 3년여간 시간이 지나고 인수 대상이 달라지면서 비용면에서도 효율성을 높였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당국에 LG유플러스와 CJ헬로 인수 건과 심사를 같이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티브로드와 인수합병을 목표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지난 3월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티브로드 합병 관련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서를 접수했다. 임의적 사전심사란 기업결합을 하려는 회사가 신고 기간 이전에 당해 결합이 경쟁을 제한하는지를 심사받는 제도다. 본계약을 통해 정식신고로 바뀔 수 있다.

유료방송 사업자 인수를 위해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방송통신워윈회 등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기업결합 심사는 신고일로부터 30일 소요되며, 필요한 경우 90일 내에서 연장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자료보정에 필요한 시간을 제외한 순수한 심사기간으로, 자료 보정기간을 포함하면 심사기간은 총 120일을 초과할 수 있다. 이후 방통위 인허가 심사가 진행된다.

SK텔레콤이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서를 접수한 것은 본심사 기간을 단축하려는 복안으로 읽힌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CJ헬로 인수합병과 관련 공정위 심사를 넘지 못해 고배를 마신바 있다. 보다 철저한 준비로 빠른 심사와 M&A를 마무리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예상보다 인가를 빨리 받을 수도 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와 합병심사는 받지 않는다. 대신 CJ헬로 50% 이상 지분취득으로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요청하는 기업결합 심사만 받으면 된다. 애초에 9월에는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증권가 전망은 11월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은 지분만 매입하는 인수와 달리 절차가 훨씬 복잡하고 까다롭다. 또 티브로드와 계열법인 방송구역이 총 23개로 많아 심사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실제로 두 회사가 제출한 합병 인가 서류는 17만 페이지에 이른다. 당연히 두 사안이 함께 통과될 경우 유리해지는 것은 후자다.

SK의 전략대로 된다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더 복잡한 사안을 순조롭게 넘길 수 있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3년 전 수차례 유료방송 경쟁상황을 권역 단위로 평가했는데 이후 수차례 당시 결정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김상조 공정위위원장은 유료방송 M&A 심사를 앞두고 "심사 역량 보강이 필요하면 지원 여부를 빨리 결정할 수 있도록 상황을 주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며 "추가 자료만 제때 들어온다면 지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당시 심사에 참여할 기회조차 없었던 과기정통부가 합병을 반대할 이유도 딱히 없다. 3년 전 합병을 반대하던 경쟁사들 입장도 바뀌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CJ헬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고, 합산규제가 재도입되지 않는다면 KT 역시 곧바로 딜라이브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3년 전과 비교해 SK텔레콤의 비용 효율성도 높아졌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의 지분을 나누는 방식으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합병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법인 가치는 총 5조원으로 평가되지만 SK텔레콤은 합병을 위해 티브로드노원방송 주식 취득 약 100억원만 지출했다. 인수 마무리 시 SK텔레콤은 합병법인 74.4%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3년 전 CJ헬로 인수합병을 추진할 당시 지분확보에만 약 1조원을 들일 예정이었다.

케이블TV 2위 티브로드의 수익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1분기 연결기준 CJ헬로의 영업이익률은 4.71%이었지만 티브로드의 영업이익률은 15.36%으로 높다. 티브로드는 가입자 당 평균매출(ARPU)이 높아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분석된다. 티브로드는 부채비율도 13.69%로 CJ헬로(87.55%)보다 한참 낮다. 가입자 수로 2위지만 홈쇼핑 구매력에서도 밀리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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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3년 전과 달리 결합상품 판매 여부가 최대 고비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합상품 판매 관련 내용이 심사에 오를 경우 통신업계 1위로 영향력이 큰 SK텔레콤은 심사에 불리해질 수 있다.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 불허 당시는 통신과 인터넷, TV 결합상품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다만 올해는 이승규 공정위 경제분석과장이 최근 결합상품 판매여부 심사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 경우 통신업계 견고한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결합상품 영향력이 큰 만큼 심사에 불리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2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인수합병 양해각서(MOU)를 맺고 4월26일 본계약을 체결했다. 5월 9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합병 관련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11월 29일은 주주총회가 예정돼있으며 이날부터 12월 31일까지 채권자의 이의제출 신청을 받는다. 합병기일은 2020년 1월 1일이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의 유료방송 가입자는 784만명으로 합산 점유율은 각각 23.92%이 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CJ헬로의 경우 인수합병 완료 시 점유율이 24.54%로 예상된다.

유료방송시장 M&A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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