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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만점 한수원 채권, 스위스 시장 잡았다 [Deal Story]수요 포착·투자자 설득 주효…'마이너스 금리' 한국물 사상 최저치

피혜림 기자공개 2019-06-24 09:19:04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1일 13: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스위스프랑 채권 발행에 도전해 한국물 역사상 최저 금리 달성에 성공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채권 발행으로 5년물을 사실상 -0.155%금리로 조달했다. 지난달 한국가스공사가 실질 금리 -0.02%를 달성한 후 한달만에 최저 기록을 갱신한 셈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의 흥행은 지난해 이미 예고됐다. 지난해 달러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 당시 스위스 투자자들의 주문이 집중됐다. 스위스 역내 투자 수요를 파악한 한수원이 이번 발행을 준비하게 된 계기다.

한수원은 첫 스위스프랑 채권 발행인 만큼 투자자 설득에도 공을 들였다. 채권 발행 전 투자자들을 만나 한수원만의 원자력 발전 스토리를 풀어내는 데 주력했다. 수익성이 저조한 유럽 원전 회사와의 대비로 보수적인 스위스 채권 시장 내 투심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번 한수원 채권에 투자자들의 8년물 발행 요구에 힘입어 한수원은 일부 물량을 해당 트랜치로 찍기도 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스위스 수요 포착…예고된 흥행

한국수력원자력이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을 찾은 건 지난해 그린본드 발행 당시 확인한 시장 수요 때문이었다. 지난해 7월 한국수력원자력은 6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당시 프라이싱(pricing)에서 스위스 투자자 비중이 전체 주문의 26% 수준에 달하는 등 뜨거운 열기를 확인하자 한수원은 스위스프랑 채권 시장을 올해 첫 한국물 발행지로 택했다.

한수원은 프라이싱 전 로드쇼를 진행해 스위스프랑 채권 투자자와의 접점을 늘렸다. 제네바와 바젤, 베른, 취히리 등 스위스 주요 도시를 찾아 적극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한수원 임원이 직접 나서 회사 펀더멘탈에 대한 설득력을 높였다.

한수원 원전 사업의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 역시 투심을 사로잡았다. 유럽 원전 회사는 원전 사고에 대한 리스크가 크거나 적자 실적 등을 기록하고 있어 한수원에 대한 투자 매력이 더 부각됐다는 평가다. 보수적인 특성 탓에 원전 회사에 대한 거부감이 높았던 스위스프랑 채권 투자자들이 한수원에 대해서만큼은 뜨거운 관심을 보인 이유다.

앞서 한수원이 발행한 채권의 높은 수익률 역시 흥행을 이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수원이 발행한 그린본드는 유통금리 기준으로 국내 한국물 그린본드 중 단연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한수원 채권 투자 성과가 월등하다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넘치는 인기로 시장 변동성 극복

풍부한 시장 수요에 힘입어 한수원은 변동성이 극대화된 시장 환경에도 무사히 투자자 모집을 마쳤다. 한수원은 유럽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시사된 직후인 지난 20일 프라이싱에 돌입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탓에 채권 금리가 출렁였지만 한수원은 시장 내 우량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아졌다는 점을 공략해 AA급 신용등급 메리트를 적극 활용했다.

한수원의 전략은 적중했다. 5년물 채권의 경우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로 시장에 가이던스를 제시했지만 북빌딩 개시 후 2시간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한수원은 최초 가이던스(Initial price guidance)로 5년물과 8년물 각각 스위스프랑 미드스왑(CHF Mid Swap)에 50bp, 44bp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으나 발행 스프레드는 5년물과 8년물 각각 40bp, 43.5bp로 축소됐다. 스위스프랑 채권의 경우 사전에 투자 수요를 확인한 후 프라이싱을 진행하기 때문에 가이던스와 최종 스프레드의 차이가 크지 않다.

8년물의 경우 투자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발행을 결정했다. 5년물이 마이너스 금리 수준에 그치자 경제적 실익을 높이기 위해 만기를 늘리고 금리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다만 원화 스왑 시 만기가 길수록 금리 조건이 개선돼 일드 수익을 노린 투자자와 조달 비용 절감에 집중하는 발행사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 됐다.

발행금리(re-offer yield)는 5년물과 8년물 각각 -0.155%, 0.05% 수준에 해당한다. 5년물은 0% 쿠폰금리로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데 이어 만기도래시 현금상환액을 줄이는 방식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달성했다.

원화 스왑 기준으로도 한수원은 국내 채권 발행보다 낮은 수준의 비용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원화 환산 시 5년물과 8년물 발행금리는 각각 1.25%, 1.42% 수준이다. 20일 국고채 5년물 금리가 1.50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화로 스왑하더라도 국고 대비 25bp가량 낮은 조달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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