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6월 28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과 한국면세점협회(이하 협회) 간 면세품 '인도장' 임대료 분쟁이 면세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협회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었으나 두 달 동안 인천공항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묘한 긴장감 속 기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중이다.면세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최종 유통관문인 인도장이 수용한계치를 넘어서 혼잡도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여행객이 면세품 인도를 기다리다 항공기 탑승시간을 놓치는 일이 반복되는 이유다. 인도장이 협소해 면세품 유통의 병목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으나 임대료 소송이 걸려 있어 뾰족한 해결책도 없다. 작년 2월 임대차 계약 종료로 인도장은 무단점유 상태다.
면세점 매출이 상승함에 따라 지난해 인천공항 인도장 이용객은 전년동기대비 7.9% 상승한 742만1030명, 면세품 인도건수도 전년동기대비 31.5% 상승한 4216만8234건을 기록했다. 당장의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피해는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아쉬운 건 면세업계 고충을 해결해야 하는 협회다. 협회가 인천공항에 올해 4월 인도장 임대료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나선 이유로 풀이된다. 그러나 두달이 지나도록 인천공항 담당자는 뚜렷한 입장없이 "검토 중"이라는 말 뿐이다.
업계는 협회 측이 사실상 인도장 임대료를 인하하는 조건을 제시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천공항이 쉽게 거절 의사를 표할 수 없는 배경이 협회 측이 제시한 '명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면세품 매출 중 일부는 수출로 인식된다는 점을 고려해 협회가 국산품 수출 확대 지원을 이유로 일부 품목의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장 임대료는 면세품 인도 금액에 따른 영업요율로 책정된다.
인천공항은 면세품 인도장에 대해 고운 시선을 갖고 있지 않다. 출국장면세점 매출을 하락시킬 수 있는 경쟁 유통채널이기 때문이다. 인도장 혼잡도가 해결되면 해외여행객이 출국장보다 시내면세점이나 인터넷면세점을 통해 면세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인천공항으로선 출국장면세점 매출 하락 위기가 임대료 수익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협회는 소송 취하 의사로 '공'을 인천공항에 던진 상태다. 업계의 이목이 모두 인천공항의 입에 쏠린 가운데 침묵만이 능사는 아니다. 인천공항이 임대료 수익을 지키기 위해 어떤 명분을 내세울 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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