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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조선호텔, 레스케이프 1주년…수익성 과제 영업부진 속 1분기 56억 적자…차입금 규모도 확대

정미형 기자공개 2019-07-11 08:16: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9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선보인 첫 독자 브랜드인 '레스케이프'가 오는 19일 개관 1주년을 맞이한다. 운영 초기보다 안정된 모양새지만 아직까지 객실점유율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해 7월 19일 서울 중구 도심 한복판에 레스케이프 호텔을 열었다. 레스케이프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평가되는 호텔로, 신세계조선호텔의 첫 독자 브랜드이자 부티크 호텔로 주목받았다.

레스케이프는 신세계의 호텔 사업 확장을 알리는 포문이 됐다. 그동안 신세계조선호텔은 호텔 운영에 소극적으로 접근해왔지만, 지난해부터 호텔 사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레스케이프를 시작으로 향후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주요 지역에 독자 브랜드를 세우고 호텔사업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현재 서울 소공과 부산에 특급호텔 '웨스틴조선호텔'을 비롯해 4성급 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 등 총 4개의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차별화 콘셉트의 '벽'

레스케이프는 프랑스 부티크 호텔을 표방하고 있다. 오픈 당시 기존의 특급 호텔에서는 볼 수 없는 앤티크 가구, 실크 자수 벽지 등 18세기 프랑스 파리 귀족사회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콘셉트와 인테리어로 주목받았다.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호텔 사업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오픈 초기 객실점유율이 30% 미만으로 잡히면서 '실패작'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비슷한 시기 개관한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이 객실점유율 70%대를 유지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당시 호텔 총지배인으로 자리한 김범수 신세계조선호텔 상무가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며 실적 부진 때문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김 상무는 당시 총지배인으로 발탁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레스케이프의 흥행 실패 요인으로 가격과 콘셉트을 꼽았다. 부티크 호텔임에도 특급 호텔보다 객실료를 높게 잡으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생소한 콘셉트를 잡은 것도 원인이었다. 독특한 개성을 추구하는 레스케이프의 특징이 오히려 독이 됐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중세풍의 부티크 호텔 같은 콘셉트는 한국인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시대를 너무 앞서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신세계조선호텔추이

◇레스케이프 부진으로 '재무 부담'

레스케이프의 고전은 신세계조선호텔 실적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신세계조선호텔이 2017년 면세사업을 신세계DF로 통합하며 흑자 전환을 꾀했지만 레스케이프 흥행 실패로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신세계조선호텔은 7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5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레스케이프 고전으로 이익창출력 회복이 지연되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신세계조선호텔의 신용등급 전망을 A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당시 보고서에서 "레스케이프의 영업 부진으로 전사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객실 가동률이 기대치에 미달하여 저조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레스케이프에 대한 초기 투자 비용 부담으로 차입금 규모도 확대됐다. 신세계조선호텔의 별도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2017년 956억원에서 지난해 말 1074억원으로 늘었다. EBITA 대비 순차입금 비중도 6.0배에서 10.7배로 확대됐다.

신세계조선호텔

◇ 수익성 제고 최우선 과제

문제는 레스케이프에 대한 전략 수정이 한계를 갖는다는 것이다. 객실 가동률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패 요인으로 꼽히는 가격이나 콘셉트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오픈 1년도 안 된 레스케이프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레스케이프는 총지배인이 교체되었을 뿐 이렇다 할 전략 수정에 나서진 않았다. 다만 고객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 ‘살롱 드 레스케이프' 등 프로그램 기획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가장 큰 특성이라는 독자 브랜드나 부티크 호텔 등 큰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 외적 요소를 조금씩 강화해나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세계조선호텔의 호텔 사업 확장이 예고돼 있어 레스케이프의 수익성 제고가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까지 5개 이상의 호텔사업장을 늘리기로 계획하고 있어 향후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현재 차별화된 부티크 호텔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레스케이프만의 줄 수 있는 경험적 요소들을 더 많은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특화된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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