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M&A' DGB금융, 본격적 시험대 [금융지주 비은행 경쟁력 분석] 그룹 시너지 창출 추진…계열사 기반사업 강화 과제
안경주 기자공개 2019-07-11 11:27:03
[편집자주]
비은행을 둘러싼 금융권 '왕좌의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들은 은행 쏠림 구조를 벗어나 증권, 보험, 카드 등 다양한 계열사를 키우며 그룹 시너지 창출에 사활을 걸었다. 은행만으로 치열해진 시장 경쟁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우량 비은행을 선점한 자가 패권을 잡는다. 왕좌를 둘러싼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성장전략과 장단점, 히스토리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9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1년 5월 대구은행, 대구신용정보 등 3개 계열사로 출발한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지방금융지주 최초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 전 부문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지방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늦게 비은행부문 인수·합병(M&A)에 나섰지만 짧은 시간 내에 수익 다변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특히 지난해 9월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가 10% 초반대에서 20%까지 늘어나면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하이투자증권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의 경우 사업 기반이 약하다는 점에서 향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경쟁력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험난했던 하이투자증권 인수…비은행 이익기여도 '긍정적'
DGB금융의 증권업 진출은 2020년까지 총자산 100조 원, 당기순이익 6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숙원 사업이었다. 2015년 이후 생명보험·자산운용 등의 M&A를 통해 수익다변화를 추구했으나 지주사에 대한 이익기여도는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7년말 기준 계열사별 이익기여도를 보면 그룹 당기순이익(지배주주+비지배주주+연결조정)에서 은행부문은 89.1%, 비은행부문은 10.9%에 불과했다. 그러나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지난해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는 14.8%로 3.9%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올해 1분기 기준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는 29.1%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하이투자증권 순익 비중은 13.5%로, 지난해 DGB금융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DGB금융은 지난 2017년 11월 하이투투자증권의 기존 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금융당국에 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대구은행 채용 비리 등이 대거 적발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제동이 걸렸다. 결국 최고경영자(CEO)가 김태오 현 회장으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하이투자증권 편입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불가피하게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1년을 공들인 DGB금융은 지난해 10월말 출범식을 열고 마침내 종합금융그룹으로 출범할 수 있었다. 또 하이투자증권이 그룹 내 높은 이익기여도를 보이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다만 아직 마음을 놓아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이 높아진 착시 효과 탓이다. 실제로 대구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7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1% 감소했다.
오히려 비은행부문 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DGB금융의 전략이 시험대에 올라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과 DGB생명 등 비은행부문 관련한 그룹의 정책이 향후 그룹의 실적과 자본효율성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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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점포, 연계영업 등 통한 시너지 극대화
DGB금융의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은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BNK·JB금융그룹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BNK금융은 경남은행을, JB금융은 광주은행을 인수하면서 은행부문 비중이 높아졌지만 비은행부문 순익 비중을 19.9%와 26.9%에 달한다.
이는 DGB금융의 은행·비은행 밸런스가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타 지방금융지주와 비교해도 좋지 않다는 뜻이다. 본격적인 M&A를 통해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선 시점이 2015년부터라는 점을 감안해도 비은행부문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보험·자산운용 등 계열사들의 사업기반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 인수 전까지 비은행부문의 낮은 이익기여도가 이를 방증한다. 예컨대 지난해말 기준 DGB생명 이익기여도는 아예 없었다. 2017년에도 3.8%에 불과했다.
DGB금융도 계열사 기반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이 때문에 DGB생명은 채널 경쟁력 강화를, DGB캐피탈은 영업경쟁력 차별화와 장기적 재무역량 확보를, DGB자산운용은 전통사업 기반과 대체투자 경쟁력 강화를 각각 핵심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DGB금융은 올해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를 20%대 내외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작년 말(14.8%)과 비교해 5%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계열사의 사업기반 강화와 하이투자증권을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이투자증권 인수 후 속도를 내고 있는 금융 복합점포 개설이 대표적이다.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복합점포를 통해 자산관리(WM), 투자금융(IB)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대구은행에 치중된 그룹 수익원을 다각화하고자 했다"며 "복합점포, 연계영업, 공동마케팅 등을 통해 그룹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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