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7월 15일 08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수출규제라는 대형 악재는 항공업계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반작용으로 반일 정서가 고개를 들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나아가 일본 여행 자제 움직임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일본에 많은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LCC들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온다.일본발 악재는 국내 LCC들에 중대한 악재로 해석되지만, 진짜 위기는 더 깊은 곳에 있다. 항공사들간 유사한 사업 모델과 이로 인해 점차 심화하는 경쟁이 원인이다. 국내 LCC들은 공통적으로 가장 큰 매출원으로 일본을 주목했다. 그 결과 일본에 경쟁적으로 노선을 늘려갔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주요 LCC들은 매출의 24%에서 최대 30%가량이 일본 노선에서 발생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비중에 차이가 있을뿐 단일국가로는 최대이며 권역별로는 동남아시아 다음가는 2번째 매출원이다. 일본에 지나치게 집중된 사업구조는 이미 지난해에도 한 차례 문제를 드러냈다.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지진과 태풍이 연달아 일본을 덮치면서 LCC들은 공통적으로 실적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높은 일본노선 의존도를 낮추기는 쉽지 않았다. 인천공항의 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LCC들은 지속 성장을 위한 타개책으로 지방공항 거점화에 나섰다. 지방공항을 개척하면서 우선적으로 개설했던 것은 역시나 일본 노선이었다. 특히 도쿄와 오사카는 확실한 여행수요가 뒷받침되는 지역이었고, 수도권에 비해 수요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지방에서는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취항지였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일본 집중의 부작용이 불거져나오기 시작했다. 경쟁적으로 일본 노선을 늘린 결과 공급이 과열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5월 LCC들의 일본 국제선 여객은 지난해 5월 대비 3.4%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일본 국제선 공급석은 14.4% 늘었다. 공급이 크게 늘었지만 수요 증가는 이에 못미쳤다. 자연히 탑승률은 하락했고 LCC들의 수익구조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일본발 악재가 당장 예약 취소라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음에도 부정적인 전망을 거둘 수 없는 이유다.
저비용항공사들에게도 차별적인 사업 모델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된다. 항공사들마다 서로 다른 노선 포트폴리오를 가졌다면 일본발 악재가 LCC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덜했을지 모른다. 올해 LCC들은 부지런히 중국과 싱가포르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점차 경쟁이 심화되는 LCC업계에서도 차별적인 영역 구축에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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