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핫 브랜드]해브앤비, '5년간 20배' 닥터자르트 성공 신화①한발 앞선 '브랜딩' 일등공신…한발 늦은 '온라인'은 과제
전효점 기자공개 2019-07-29 08:26:49
[편집자주]
유통업계의 트렌드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한 브랜드만이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이 시장을 관통하면서 각 브랜드는 각양각색의 전략으로 생존법을 강구하고 있다. 더벨은 유통가에서 인기 절정에 이른 '핫(hot) 브랜드'를 발굴, 이들의 성장 스토리와 전략 등을 통해 미래의 흥망성쇠를 점쳐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5일 10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B크림으로 시작해 세라마이딘, 시카페어, 펩타이딘으로 이어지는 스킨케어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는 최근 5년간 매출 20배 성장의 신화를 일궈낸 K뷰티 신화의 주역이다. 더마 화장품이 포트폴리오 주를 이루고 있는 해브앤비에는 연구조직이 없다. 닥터자르트를 글로벌 대열에 올려놓은 것이 기술력이라기 보다는 기획과 브랜딩이란 의미다. 중소 브랜드 성장에 유리한 'K뷰티 열풍'과 'H&B스토어 성장'이라는 토양에서 해브앤비는 '닥터자르트' 브랜드의 힘으로 세계 100대 뷰티기업 반열까지 성장했다.설립 만 10년차인 2014년만 해도 매출 336억원 규모 소기업에 지나지 않던 해브앤비는 이듬해 글로벌 화장품기업 에스티로더 지분투자를 받은 후 매출이 862억원까지 수직상승했다. 이어 2016년에는 175% 성장한 2370억원, 2017년 3630억원, 지난해 4700억원으로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2013년 11%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률은 2016년 30%까지 상승했고 지난해 24%를 기록했다.
회사 실적이 수직상승하면서 조직도 급격히 불어났다. 현재 해브앤비 종사자는 본사 인력 180명, 오프라인 점포 판매원 인력 300명 규모까지 늘어났다. 올해 반기에만 60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졌다.
◇K뷰티 열풍 속 '브랜딩' 성장 비결
해브앤비 고성장 비결로는 K뷰티 성장 초기부터 촘촘하게 쌓아둔 유통망과 닥터자르트의 브랜딩이 지목된다.
해외에서는 K뷰티 열풍 초창기인 2012년부터 이미 글로벌 화장품전문점 세포라 입점에 성공, 미국 등지 700개 세포라 매장에서 BB크림을 판매해 왔다. 국내에서는 H&B스토어를 중심으로 입점처를 넓혀나가는 한편 주요 면세점 입점을 완료함으로써 K뷰티 대표주자로서의 입지와 인프라를 구축했다.
해브앤비 관계자는 "알려진 바와 달리 에스티로더그룹이 지분 투자 후 해외 유통망 개척이나 연구개발(R&D) 등 사업적인 면에서 큰 도움을 준 사실은 없다"며 "우호적인 시장 환경과 맞물려 닥터자르트가 내놓은 독자적인 콘셉트와 제품이 소비자의 호기심과 신뢰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닥터자르트'가 민감성 피부를 위한 BB크림과 시카페어, 세라마이딘, 펩타이딘 등 기능성 제품 위주 포트폴리오를 선보이고 있지만 사내에는 별도 연구소가 없다는 사실은 해브앤비가 기술력보다는 브랜딩으로 승부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상품기획팀에서 제품 콘셉트를 기획하고, 원료 등에 대해선 피부과 의사 십여명으로 구성된 별도 자문위원단을 통해 효능을 검증받고 자문을 받고 있는 정도다.
회사는 효과적인 브랜딩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 접점 넓히기에 힘쓰고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 '필터스페이스인서울'는 독창적인 콘셉트의 공간을 조성해 방문객들에게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또 SNS를 통한 마케팅과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닥터자르트스러움'의 비결은 프로페셔널한 제품을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지닌 아트적 요소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의외성을 주는 것"이라며 "차별화된 제품, 콘셉트, 소비자와의 소통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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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대부분 오프라인 점포 중심…작년 하반기부터 온라인 주력
선제적으로 다져둔 오프라인 유통망은 해브앤비 성장 과정에서 커다란 경쟁력이 됐다. 지난해 해브앤비 매출 대부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면세점과 H&B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점포에서 나온다. H&B스토어에서는 올리브영 스킨케어 부문에서 단일 브랜드 매출 1위 지위를 안정적으로 다지고 있다. 면세점 채널은 특히 핵심적인 실적 견인차가 됐다.
해브앤비가 오프라인에 의존해 성장해왔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채널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한발 늦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온라인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지만 올해 들어서 본격적으로 '디지털'을 전사적 차원에서 강조하는 중이다. 자사몰과 제휴몰 중심으로 구축된 온라인 유통채널 확대에 나선데 이어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기획을 시도하고 있다. 사내에서는 온라인 채널 관련 조직을 디지털기획팀(자사몰, 디자인, 콘텐츠)과 디지털영업팀(제휴) 두 곳으로 나뉘어 관리하고 있다.
해브앤비는 관계자는 "앞으로 과제는 현재 오프라인 중심으로 구축된 유통망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확장하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여타 경쟁사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사몰과 제휴몰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가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입점한 티몰 등을 비롯해 공격적인 온라인 유통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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