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7월 25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경제가 경기확장 국면에 접어드는 가운데 신흥 시장에서 투자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 시장은 중국의 제조업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행정부는 기업 투자를 늘리기 위해 달러화 약세를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벨은 2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불확실성 시대의 자산배분전략'을 주제로 '2019 thebell Wealth Management Forum'을 개최했다. 오전 9시 40분부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시중은행 및 증권사 자산관리 상품 담당자 및 프라이빗뱅커(PB),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거액자산가 등이 참여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9 thebell Wealth Management Forum-불확실성 시대의 자산배부전략'에서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사진)는 첫번째 발표자로 나서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가 하반기에 바닥을 찍고 새로운 경기확장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제가 2017년 4분기 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경기부양책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주가지수는 경기 확장을 선반영해 연초부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현재 선진국 주가지수 PE는 과거 순이익 기준 18.2배, 미래 순이익 기준 16.3배로 비싸지 않은 중립적인 밸류에이션 상태"라고 진단했다.

세번째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국은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을 높게 유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3년차 지지율이 42%로 역대 대통령 중 재선에 실패한 지미 카터 이후 가장 낮기 때문이다. 중국, 멕시코와의 무역갈등으로 기업 투자가 위축된만큼 이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정책적 노력을 달러화 약세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기업이 투자를 해야 양질의 일자리가 늘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고민도 여기에 집중돼있을 것"이라며 "1분기 GDP 성장률이 3.2%로 높지만 소비, 투자만 계산하면 1.1%에 그쳐 미국 국민들의 눈높이에 못미치는 성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럽 또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 새로운 양적완화 정책이 시행될 것이라고 봤다. 기존 양적완화는 독일이 독일 국채를 사고, 그리스가 그리스 국채를 사느라 유럽 내 국가간 불균형이 심화될 수 밖에 없었다. 서유럽 국가들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의 돈으로 그리스와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이 될 것라는 관측이다.

아시아 지역을 보면 중국은 자본시장, 특히 채권시장을 개방해 해외자본을 유지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고, 비공식적인 자본유출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은 성장률이 큰 폭으로 내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재정지출 속도를 조절하면서 경제 성장률 관리에도 나설 것"이라며 "정책 목표가 성장률이 아니라 고용 증가인 점을 감안하면 위안화 환율 절하가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한국 주식시장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제조업 수출 경제가 좋아져야하는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올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하도 한국 주식시장에 상승동력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한국의 수출이 글로벌 경기사이클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경기확장세가 나타나도 수출이 늘어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국, 한국의 제조업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내놨다. 그는 "일본 정부는 올해 마지막 소비세 인상을 계기로 제조업을 육성하는 사업정책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것"이라며 "최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도 새로운 산업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망한 투자처로는 신흥시장을 꼽았다. 그는 "글로벌 상황을 보면 새로운 방식의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고 있는 신흥국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내구재 소비 비중이 높은 중국 등을 제외하고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난 국가들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커머더티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내비쳤다. 미국 금리인하와 달러화 약세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 때문에 금값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1400달러를 돌파한 상태다. 현재 금값과 커머더티 지수 사이에는 괴리가 있지만 2016년(미국의 금리인상 중단)처럼 금값 상승에 이어 커머더티 지수의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