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7월 30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이브플렉스-씨티젠 컨소시엄이 내달 초 삼보저축은행 인수를 완료한다.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거칠 필요가 없어 거래가 발빠르게 종료될 수 있었다는 평가다.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라이브플렉스-씨티젠은 이르면 내달 5일 잔금 388억원을 납입해 삼보저축은행을 간접적으로 인수한다. 지난 9일 태일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약 한 달 만의 행보다. 당초 대주주적격성 심사 일정 등을 고려해 9월 말 잔금납입이 예정됐으나, 별도의 심사가 필요하지않다는 점이 명확해져 딜 클로징이 앞당겨졌다.
거래 구조는 라이브플렉스-씨티젠이 태일 주식 49만39주(73.14%)와 대여금채권 등을 총 590억원에 매입하는 형태로 짜여졌다. 시장에서는 라이브플렉스-씨티젠이 태일의 종속기업인 삼보저축은행 인수를 염두에 두고 태일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보고있다. 태일이 주목적 사업 부동산임대 및 유류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지 못했을 뿐더러 삼보저축은행이 잠재매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씨티젠은 지난해 연말 대원저축은행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금융당국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는 상황으로, 태일 지분매입 목적이 삼보저축은행 인수라는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삼보저축은행은 박도현 태일 대표이사가 태일(49.11%)과 한일유통(50.39%)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다. 태일은 삼보저축은행 지분 49.11%를 들고 있으며, 한일유통은 태일의 100% 자회사인 동시에 태일 지분 26.86%를 확보해 상호출자고리를 형성했다. 인수 주체는 삼보저축은행의 대주주인 태일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적격성 심사를 받지 않고 저축은행을 소유하게 됐다. 최상단에 위치한 주주는 바뀌지만 중간 연결고리에는 변동이 없어 수개월이 걸리는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를 빗겨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2017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 경영권지분을 인수할 당시 아주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주주적격성 심사를 거치지 않았던 것과 동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상호저축은행법 제10조의 6에 따라 저축은행의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자는 금융위원회에 주식취득승인을 받아야한다"며 "다만 직접지배하는 주주의 변동이 없을 경우 심사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명목상 삼보저축은행 인수주체는 라이브플렉스, 씨티젠 두 곳이지만 양사의 주주구성 및 경영진을 감안하면 인수자는 김병진 라이브플렉스 회장으로 동일하다. 발광다이오드(LED)업체 씨티젠의 최대주주는 370만4079주(11.45%)를 보유한 캠핑용품제조사 라이브플렉스로, 씨티젠 역시 라이브플렉스 지분 일부(3.05%)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경남제약 경영권을 인수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던 바 있어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확장 행보가 주목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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