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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누가 워런 버핏을 승계할까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19-08-26 10:03:17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9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S&P 500 기업 CEO 중 최장수 CEO는 엘 브랜즈의 레슬리 웩스너다. 1963년에 취임했으니 이제 56년이 되었다. 81세다. UHS (Universal Health Services)의 앨런 밀러도 41년째 CEO다. 역시 81세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창업자들이다. 즉, 작은 사업체에서 시작해서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전 과정을 최고경영자로 있었다. 컨퍼런스보드(The Conference Board)에 따르면 S&P 500 기업 CEO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9년이다.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1970년에 CEO가 되어서 지금 49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88세다. 버핏도 창업자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버핏의 특징은 37% 오너이면서도 전문경영인들을 거의 오너급으로 대우하고 신뢰한다는 것이다. 부회장 찰스 멍거(Charles Munger)가 좋은 예다. 멍거는 1978년에 버크셔에 합류했다. 현재 95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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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보드 자료에 의하면 S&P 500 기업 CEO들이 회사를 떠나는 평균 연령이 60.2세이므로 창업자와 창업 파트너들은 평균보다 훨씬 더 오래, 고령이 될 때까지 회사의 경영을 담당하는 셈이다.

창업자 오너는 오래 회사를 이끈 후에 가족 구성원들 중에서 후계자를 선정해 경영권을 승계시키면 되지만 버크셔와 같은 경우는 가족 승계가 아닌 전문경영인 승계가 되어서 회사가 다수의 S&P 500 기업들과 같은 전문경영인 경영 회사가 될 것이다. 버핏에게는 1녀 2남이 있는데 누구도 회사의 경영을 물려받지 않을 것이다. 차남이 이사회 의장이 될 것만 확실하다. 특히 3남은 에미상까지 수상한 성공적인 음악가다. 그래서 버크셔의 CEO 승계는 오래 전부터 세간의 관심 대상이다.

버핏은 승계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을 밝힌 적이 아직 없다. 다만 최근(2019)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2018년에 단행한 인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에이지트 제인(Ajit Jain)과 그렉 아벨(Greg Abel)을 보다 중요한 위치로 이동시켜 보험과 비보험 부문에서 부회장의 중책을 각각 맡겼다고 주주들에게 보고한 것이다. 제인은 인도 출신으로 공대를 나와 하버드 MBA를 하기 위해 미국으로 왔다. 아벨은 캐나다 출신이고 회계전문가 배경을 가지고 있다. 나이는 제인이 열 살 정도 더 많다.

미국의 상장회사들도 SEC에 제출하는 서류에 승계계획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키도록 되어 있어서 이들의 이름이 이전에도 거론된 적은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계획'이다. 계획은 그 속성상 변경될 수도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버크셔에서 두 사람으로 승계 범위가 좁아짐으로써 승계계획이 이제 분명해졌다고 보도했다. 버핏 자신도 이 조치가 승계와 관련이 있다고 CNBC에 나와서 확인했다. 버크셔는 두 사람에게는 "버크셔의 피가 흐르고 있으며" 둘 다 회사를 사랑하고 회사를 손바닥처럼 훤히 잘 안다고 칭찬했다.

버핏은 자신의 은퇴 후에 현재 자신이 함께 맡고 있는 이사회 의장, CEO, CIO 세 개의 역할이 분리될 것이고 이사회 의장은 아들 하워드 버핏이 맡게 될 것이라는 점과 투자 담당 최고위 중역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CIO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지만 CEO에 대해서는 아직 의중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제 어느 정도 범위가 좁혀진 것이다.

버핏은 자본주의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현인'이라고까지 불린다. 이런 CEO를 약 50년 동안 둔 회사의 투자자들에게 후임자가 누가 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어찌 보면 다른 회사의 주주들보다 훨씬 더 큰 비중으로 이 문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마치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과 같다. 버크셔의 주가는 현재 주당 거의 30만 달러다. ‘미국 기업사 최대의 비밀'이 곧 밝혀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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