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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액티브·템플턴 합병무산, 국민연금 이탈 '결정타' 프랭클린템플턴, 지난해 국민연금 자금 -6600억…합병 후 예상 AUM 12조 '반토막'

김진현 기자공개 2019-08-30 08:09:31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7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합병 무산 배경에는 국민연금 위탁운용 자금 이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사간 합병이 지연되면서 운용자산이 줄었고 합병 후 동반 상승 동력을 잃었다는 평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액티브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은 지난해 3월 체결했던 합병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지난해 7월을 목표로 합병 법인 출범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이 설정한 일명 '뱅크론펀드' 2종에 대해 운용 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하자 합병 작업을 연기했다. 지난 3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기관주의' 경징계로 결론이 나 합병 불씨가 살아난 듯 했으나 결국 합병 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운용자산 감소가 합병 무산의 중요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애초 삼성자산운용이 프랭클린템플턴운용과 조인트벤처(JV) 설립을 고민했던 2016년말에는 운용자산 규모가 5조7383억원에 이르렀다. 지난달말 기준 프랭클린템플턴운용 AUM은 1조6104억원으로 감소했다. 2017년말까지만 하더라도 5조원을 넘겼던 운용자산 규모가 지난해 2조원 아래로 떨어지며 삼성액티브운용이 기대했던 상승 효과를 보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수정됨_템플턴설정액
*출처=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운용자산 규모가 줄어든 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 자금이 이탈한 영향이 크다. 2017년말 3조4626억원이던 일임 계약금액은 지난해 8월 1조2183억원으로 급감했다. 6월 금감원이 뱅크론펀드 감사에 착수한 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가 자금을 회수한 게 원인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7년 프랭클린템플턴운용에 총 1조2407억원의 자금을 맡겼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내주식 중소형 유형 위탁 운용사에서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을 제외했다. 순수주식형 유형에서도 일임 자산 규모를 2200억원 가량 줄였다. 지난해말 기준 국민연금이 프랭클린템플턴운용에 맡긴 일임자산 규모는 5817억원으로 전년 대비 6590억원(53%)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주식 시장 부진이 겹치면서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펀드 설정액도 급감했다. 지난해말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펀드 설정액은 총 8539억원으로 2017년말 1조6279억원보다 7740억원(48%) 줄었다.

운용 자산이 줄자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증자 이슈가 부각됐다. 양사는 합병법인 지분율을 5:5로 동일하게 나눠 갖기로 했었다. 하지만 양사의 지분가치 차이로 인해 합병하려면 프랭클린템플턴운용 모회사인 프랭클린템플턴캐피탈홀딩스의 증자가 불가피했다. 합병 결정 당시 프랭클린템플턴캐피탈홀딩스가 합병 법인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거나 삼성액티브운용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 유력했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이 합병 논의 당시보다 저평가돼 당초보다 많은 금액을 투입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지분가치는 삼성액티브운용 대비 23% 정도로 매겨져 있었다.

삼성액티브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은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따른 증자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을 다시 폈다고 전해진다. 논의 결과 양사는 합병보다 각자의 길을 걷는게 맞나는 합의를 도출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5월 전용배 대표가 공식적으로 프랭클린템플턴운용 경영에 복귀한 것도 이미 독자 생존 활로를 모색한 조치라고 분석한다.

프랭클린템플턴운용 관계자는 "향후 국내 시장에서의 사업방향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어렵사리 합병에 성공했더라도 기관투자가가 일임 자금을 줄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는 보통 인수·합병(M&A) 등 이슈가 발생한 회사에는 일임 자금을 줄이거나 회수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수탁한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2조5187억원이다. 지난 2017년말 기준 3조1597억원을 수탁했던 삼성액티브운용은 1년새 6400억원가량 줄어든 금액을 위탁받게 됐다. 지난해 3월 합병 계약 발표 이후 국민연금이 위탁 기금 규모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합병 이후 인력 이탈 등 기관투자가가 자금을 줄일 만한 사건이 발생하면 일임 자금 규모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 있어 삼성액티브운용에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추세가 액티브운용보다 패시브운용이 각광받다보니 양사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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