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 리포트]'품질 고집' 남양유업, 본업 강화로 정면 승부③주력 브랜드 리뉴얼·제품 세분화로 카테고리 성장 지향
정미형 기자공개 2019-09-05 07:20:00
[편집자주]
국내 출산율이 '0명대' 시대에 접어들었다. 분유와 우유 등의 주 소비층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유(乳)업계는 사업 다각화, 제품 고급화 등을 통해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위기에 봉착한 유업계의 현재를 들여다보고 업체별 대응책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3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이 택한 업황 부진의 돌파구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일등품질'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그동안 각종 악재에 흔들린 남양유업은 오직 품질로 정면 승부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왔다. 새로운 사업보다도 '유업'의 정체성이 담긴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1964년 설립된 남양유업은 불모지였던 국내 낙농업과 유업 발전을 일궈온 선구자였다.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오던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사태를 기점으로 타격을 입었다. 조제분유 등 핵심 제품 매출이 하락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커피믹스 사업 적자도 심화되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연매출 1조3000원대에 이르던 남양유업은 1조원 매출까지 위협받고 있다. 영업이익도 세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바뀌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97억원, 86억원을 기록했다. 대리점 사태 전인 2012년과 비교하면 매출 21%, 영업이익 86% 급감했다.
업계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소폭 밀린 상태다. 세부항목별로는 주 매출처인 우유류 시장 점유율이 2012년 25%에서 지난해 22%로 줄었다. 같은 기간 분유류도 55%에 육박했으나 지난해 50%까지 밀렸고, 발효유류도 32%에서 27%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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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품질·제품 다각화'로 점유율 회복 노린다
남양유업이 택한 돌파구는 품질 향상과 제품 다각화 카드다. 신사업도 신사업이지만, 우선 본업에서 경쟁력을 다시금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남양우유 자체가 유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데다 우유류는 지난해 기준 매출의 52.3%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핵심 사업이기 때문이다.
우선 남양유업은 대표 제품 업그레이드를 통해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남양유업의 대표 우유 브랜드인 '맛있는 우유 GT'의 영양성분을 강화한 '맛있는 우유 GT 슈퍼밀크'를 지난해 5월 출시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이후 100일 만에 일일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했고, 출시 1년 만에 연매출 200억원을 바라보는 효자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대표 발효유 브랜드인 불가리스도 기술을 더해 새롭게 출시했다. 한국의과학연구원과 손잡고 장내 미생물과 유전정보를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를 적용한 제품으로 리뉴얼했다. 위 건강을 위한 전문 특화발효유인 '불가리스 위쎈' 등도 출시했다.
더불어 세분화된 소비 트렌드에 부응하고자 제품 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연령대에 따른 맞춤 제품 등을 비롯해 그동안 남양유업이 발을 들이지 않았던 시장으로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성인용 분유나 베이비 전용차, 마시는 치즈(어떻게 치즈를 마시니), 야채주스(야채채움) 등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남양유업의 투자현황에서 잘 드러난다. 남양유업은 지난 10년간 굵직굵직한 설비 투자를 지속해 왔다. △ 2008년 나주 유가공 공장 설립 1000억원 △ 2010년 중앙연구소 설립 300억원 △ 2013년 나주 FD공장 신축 2000억원 △ 2014년 세종공장 신형 건조기 설비투자 500억원 등을 사용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업계나 소비자 변화와 더불어 기존 브랜드 콘셉트 업그레이드, 신규 유형의 제품 출시, 소비자 타깃 확장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최상의 제품을 제공하고자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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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R·기능성 시장으로 신사업 확장
그렇다고 남양유업이 신사업 발굴에 손을 놓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미 남양유업은 디저트 카페 브랜드인 '1964 백미당'을 2014년 선보였다. 저출산 기조에 흰 우유 소비가 급격히 줄고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자 상황을 탈출하고자 고안해낸 사업이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1호점을 연 백미당은 5년이 점포수가 현재 전국 80여개로 늘었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백미당은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 첫 해외 매장을 열며 현지에서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남양유업은 올해 중국 내 백미당 매장을 25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남양유업은 신성장 동력으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으로의 사업 확장도 꾀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이 맞물리며 HMR 시장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HMR 시장은 3조2000억원대로, 업계에서는 올해 HMR 시장 규모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경쟁업체인 매일유업과 한국야쿠르트 등은 HMR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이 밖에도 기능성 제품 사업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남양유업은 락토프리(유당을 제거한 제품)·고단백 우유부터 저체중아나 37주 미만의 이른둥이를 위한 '임페리얼드림XO 이른둥이', 소수의 난치성 뇌전증 환아를 위해 '케토니아' 제품 같은 특수제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앞선 남양유업 관계자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의 활동과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맛있는 우유GT, 불가리스, 프렌치카페 등 주요 브랜드 중심의 사업 강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HMR 및 기능성 시장으로의 확장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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