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벤처스, 중국서 동남아·인도로 영토 확장 [VC 해외투자 열전]①초기기업 집중 투자 계획, ICT서비스·헬스케어 분야 주목
안경주 기자공개 2019-09-17 08:03:50
[편집자주]
국내 벤처캐피탈이 잇달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업가치 1조원을 의미하는 유니콘의 등장으로 글로벌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됐다. 수년간 계속되는 벤처투자 호황에 따른 안정적인 자산 운용 필요성도 해외 진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벤처캐피탈의 속살을 들춰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7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틱벤처스(분할 전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00년대 부터 해외투자를 벌여온 대표적인 벤처캐피탈(VC)이다. 지난해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분할되면서 해외투자에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투자처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투자지역도 중국 위주에서도 동남아시아, 인도 등 신흥국가로 다변화하고 있다.한 발 나아가 스틱벤처스는 우수한 트랙레코드와 광범위한 해외 거점을 최대한 활용해 해외 투자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특히 국내 벤처캐피탈이 눈여겨 보지 않고 있는 해외 초기기업 집중 투자한다는 목표다.
스틱벤처스가 최근 7년간 해외투자한 기업 수는 6곳이다. 이달 초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한 해외투자 기업을 포함해도 7곳이다. 누적 투자금액 역시 660억원정도다.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대형 벤처캐피탈과 비교해 해외투자 기업 수나 누적 투자금액이 낮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8월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인적분할해 별도 회사로 설립되면서 이관받은 해외투자 기업만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해외투자와 관련해 업계 내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스틱벤처스가 해외투자에 첫 발을 디딘 시점은 2000년대 초반이다. 지난해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인적분할해 별도 회사로 설립되기 전부터 해외 진출을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와 대만 타이페이, 베트남 호치민에 직접 해외 사무소를 내는 등 그 어떤 벤처캐피탈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현지화에 공을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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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벤처스는 올해 분할 등의 이유로 그간 주춤했던 해외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 전자상거래(이커머스)업체 티키(TiKi)와 미국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회사인 팬텀AI(Phantom AI)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티키의 경우 지난해 27억원가량을 투자한데 이어 올해 59억원가량을 추가로 투자했다.
스틱벤처스는 티키 투자를 결정하면서 베트남 최고 신뢰도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라는 점과 베트남 이커머스시장의 빠른 성장성 등에 주목했다. 정근호 스틱벤처스 부대표는 "베트남 이커머스시장의 높은 성장성 뿐만 아니라 (티키가) 경쟁기업과 비교해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의 성장속도를 유지하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티키는 현재 2022년께 IPO(기업공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스틱벤처스는 투자금 회수를 순조롭게 진행하면서 선순환 사이클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타이어공기압모니터링시스템업체 S&T와 중국 자동차 유압브레이크 실린더 납품업체 유신(Yusin Holdings) 투자 사례가 꼽힌다.
S&T가 바이백(buyback)을 결정하면서 투자기간이 길지 않았지만 스틱벤처스는 2015년 130억원가량을 투자한 후 이듬해 170억원가량을 회수했다. 120억원가량을 투자한 유신 역시 대만시장에 상장되면서 스틱벤처스는 200억원가량을 회수했다.
눈에 띄는 부문은 스틱벤처스가 그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기업 투자발굴에 나섰다면 최근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인도 종합배달서비스업체 A사에 대한 투자 결정도 이 같은 흐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스틱벤처스는 이달 초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A사에 2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정근호 부대표는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에 투자를 집중키로 했다"며 "여기에 미국과 이스라엘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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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벤처스는 해외투자와 관련해 진출국가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초기기업 투자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리스크가 크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국내 벤처캐피탈의 해외기업 투자 기회가 늘고 있지만 주로 성장성이 어느정도 입증된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계 투자자(투자기관)의 역외투자가 소강상태에 빠지자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자금이 필요한 기관과 벤처기업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만큼 벤처캐피탈의 해외기업 투자 기회가 커진 셈이다. 다만 투자액 규모가 시리즈B 이상으로 크다.
아울러 ICT서비스와 헬스케어 등 유망분야 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투자처 발굴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진출국가별로 세부 타깃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실제로 스틱벤처스는 인도의 경우 컨슈머(consumer) 시장, AI 등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분야의 투자기업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핀테크와 ICT서비스 분야에서, 베트남은 ICT서비스와 이커머스 분야에서 투자처 발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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