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움츠렸던 중기대출 성장 '재촉' 자본비율·NPL비율 뒷받침...기업거래 수수료 이익↑
김현정 기자공개 2019-09-19 09:59:04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7일 09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올들어 중소기업대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자본비율 하락을 우려해 중소기업대출을 크게 늘리지 못했는데 최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업거래 유치를 통해 다양한 수수료 수익도 얻을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중기대출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8월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이 지난해 말보다 6조1695억원(8%) 증가했는데 시중은행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가장 높은 중소기업대출 성장률을 보였던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을 1조4227억원(1.5%) 늘리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5조3879억원(6.3%), 5조9929억원(7.8%)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규모는 76조5782억원으로 시중은행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작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자본비율을 관리해야 하는 처지에 있던 만큼 중기대출을 크게 늘리지 못했다.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면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 BIS비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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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올해 초 지주사 전환을 무사히 마친 뒤 신예대율 규제 및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의지 등을 고려해 이 부문에 힘을 싣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은행이 예대율을 계산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낮춰 가계대출을 억제토록 하는 신예대율 정책을 도입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아직 비은행계열사 포트폴리오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은행의 이자이익이 그룹 전체 순이익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다른 은행들은 대출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이자이익 방어가 중요한 우리은행은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대출 규모를 늘리는 전략을 세웠다.
아울러 우리은행이 중소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 것은 자산건전성이 많이 개선된 덕분이기도 하다. 중소기업대출은 아무래도 대기업 및 가계 대출에 비해 부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자산건전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격적 확대 전략을 펼치기 어렵다.
우리은행은 2017년 말 0.79%정도였던 NPL 비율을 꾸준히 개선해 올해 상반기 말 0.43%까지 낮췄다. NPL커버리지도 2017년 말 99.7%에서 120.4%로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신한은행은 NPL 비율이 0.5%, 국민은행은 0.59%, 하나은행은 0.47%가량이다.
우리은행은 기업 거래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부수 수익도 얻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중소기업대출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기업 운전자금과 시설자금 대출에 따른 이자수익 뿐 아니라 거래를 튼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출입 결제 거래를 맺어 다양한 수수료 수익도 취하고 있다. 기업대출로 인연을 맺게 되면 해외송금, 무역대금수취, 수출입신용장 개설, 외화환전 업무를 해당 은행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업거래를 많이 유치하게 되면 해당 기업의 임직원 급여 계좌 및 신용카드를 개설하는 데도 용이할 뿐 아니라 임직원 개인 대출, 임직원 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설 까지 이어지기도 한다"며 "제조업, 혁신성장기업, 일본수출피해기업에 대해서 적극적 대출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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