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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일렉트릭, 홀로서기 2년만에 '비상등' 반덤핑·저유가에 발목…유증·자산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

윤필호 기자공개 2019-09-23 08:16:18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일렉트릭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홀로서기를 한 지 2년 만에 위기를 맞이했다. 적자가 누적됐고, 부채비율도 200%를 넘겼다. 국내 주요 수입원인 한국전력의 발주가 축소됐고, 해외에서는 미국의 반덤핑 관세와 중동 시장 악화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극심한 실적 부진에 따라 비상경영을 발표했다.

◇美 반덤핑 관세 악몽…무너진 중동 특수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 법인으로 설립된 곳이다. 현대중공업에서 변압기와 배전반, 회전기 등 전기전자시스템 사업을 가져왔다. 야심차게 홀로서기에 나섰지만 국내외 악재에 내몰렸다.

미국 상무부가 반덤핑 관세율을 높이면서 악몽이 시작됐다. 미국 상무부는 과거 현대중공업 시절에 수출 물량까지 거슬러 올라가 60.81%의 고관세를 소급해 부과했다. 기간별로 연례심사 차수를 지정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차수별로 관세가 부과되면 현대일렉트릭은 한 달 내에 제소를 해야 하고, 각 차수별로 소송을 각자 진행 중이다.

현재 2차부터 5차 통관시기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1차의 경우 항소 법원 재판까지 끝났는데 실제 비용보다 관세가 낮게 산정되면서 오히려 환입됐다. 반면 3차 시기의 경우 국제무역법원에서 재판부가 상무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60.81%가 그대로 유지됐고, 기존의 반영됐던 관세 비용에 추가로 240억원을 더 부과했다. 현대일렉트릭이 출범한 이후인 6차 시기부터는 비용 반영을 이미 60.81%로 했기 때문에 추가로 비용이 생길 가능성은 없다.

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이후 신규 수주를 미국 현지 생산법인에서 받고 있다. 미국 생산법인의 캐파(CAPA)가 1억달러 수준이다. 관세를 우회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지 생산 시설 증설에도 나섰다. 올해 10월 증설이 완료되면 1억6000만달러 수준의 캐파를 확보하고 내년에는 2억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 가장 의존도가 높은 중동 시장의 경우 저유가에서 비롯된 수주 급감이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회사 관계자는 "중동 발주가 끊긴 근본적인 문제는 2015~2016년도 저유가로 볼 수 있다"며 "중동 각국 정부에 재정적자 문제가 발생했고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7년부터 수주에도 여파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발주가 90% 이상 중단하면서 사실상 시장이 마비된 상황에 이르렀다.

규모가 가장 큰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정치적인 이슈까지 잇따라 터지면서 이중고를 겪었다. 2018년도 들어 유가가 다시 상승하면서 수주 회복세를 기대했는데 더디게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치적 이슈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수주가 여전히 부재했다. 올해 하반기에서야 조금씩 사우디아라비아 시장도 개선되면서 회복세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일렉트릭매출현황

◇한전 적자에 흔들…ESS 화재까지

현대일렉트릭의 전체 매출에서 40% 정도를 차지하는 국내 시장은 항상 안정적으로 수익을 남기는 기반이 됐다. 하지만 인적분할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무엇보다 최대 단일 고객사인 한국전력의 적자에 따른 수주 급감을 꼽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요 수입원 중에 하나인 한국전력이 적자 이슈가 발생하면서 신규 투자를 줄였고 발주도 기존 대비 절반 정도로 감소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며 "한국전력 수주로 나오는 매출이 국내 매출의 20~30% 정도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조금씩 비중을 키우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도 주춤했다. 특히 에너지 솔루션 사업의 하나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은 올해 잇따라 발생한 화재의 여파가 컸다. 지난해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통해 2200억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ESS 화재사고와 이에 대한 정부의 조사로 인해 사실상 중단상태였다. 다만 지난 6월 정부조사 결과가 발표하고 이슈가 종료되면서 하반기부터 공장·빌딩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ESS 제품 판매를 재개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오는 2021년 준공되는 현대중공업의 GRC 등 대형빌딩형 건물의 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수주도 예고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영업손실 1006억원, 당기순손실 178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올해 상반기도 영업손실 1127억원, 당기순손실 85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액은 지난해 1조947억원으로 전체 매출액(1조9404억원)의 56.4% 비중이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는 절반에 못 미치는 3833억원으로 집계됐고 비중도 46.6%로 줄었다. 수출을 통한 매출액은 지난해 8457억원으로 43.6%였는데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8231억원)의 절반을 넘긴 4398억원을 기록했다.

경영난을 겪는 현대일렉트릭은 고강도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지난 16일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보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유상증자 청약 배정주식에 120%까지 참여하기로 했다. 용인 마북리연구소 부지 매각과 울산공장 내 선실공장 부지 등의 자산매각을 통해 15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한다.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일렉트릭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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