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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XT]"적절 수준 지배력 필요, 장기가치 제고 효과적"알버트 최 교수, 구글 차등의결권 도입, 긍정적...방만 경영, 증권법보다 기업법으로 접근

김현정 기자공개 2019-09-20 15:32:1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15: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자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집중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지배력이 너무 약한 것도 기업가치 제고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어느 정도의 지배력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스냅 등 미국의 이름 있는 기업들이 차등의결권을 채택하고 있는 것처럼 기업 경영진들에게 어느 정도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기업의 핵심가치를 끌어올리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버트최 미시간대 교수
알버트 최 교수가 2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서울힐튼에서 열린 '2019 The NEXT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알버트 최 미국 미시간대학교 교수(사진)는 20일 더벨이 ‘기업지배구조의 현안'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19 더벨 기업 지배구조 글로벌 컨퍼런스 THE NEXT'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집중적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들 중 실적이 좋고 기업가치가 높은 회사들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북유럽이나 독일, 프랑스 등에 BMW, 이케아, 레고, LVMH, 삼성 등 집중 소유구조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꽤 있다"며 "이들이 다른 회사들보다 성공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집중소유구조와 실적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비선형의 모습을 띄는 구간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살펴봤을 때 소유권과 경영권이 분리돼 지배력이 약할수록 오히려 실적이 나빠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 교수는 이런 함수를 차등의결권을 들어 설명했다. 차등의결권은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실제 보유한 지분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구글이 2004년 기업공개(IPO)시 들여와 크게 주목받았다. 최 교수는 "구글 창업자들이 투자자들에게 처음 차등의결권을 제안했을 때 반발이 굉장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단기 성과를 요구하는 시장의 목소리를 차단하고 장기적 가치를 만드는 데 차등의결권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 설득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 교수는 지배력이 너무 과대해서도, 너무 과소해서도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구체적으로 경영권과 소유권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권이 과대하지만 소유권이 적다면 기업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유인이 떨어질 수 있고 반대로 경영권이 과소하지만 소유권이 크다면 그냥 적당한 시기에 지분을 털고 나갈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배력이 과한 경영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증권법보다 기업법으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증권법에 따라 S&P 500지수나 러셀지수 등은 차등의결권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들을 지수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그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을 지수에 넣지 않게 되면 투자자들은 잠재적 미래가치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당하는 것"이라며 "경영진의 주주들에 대한 신의성실의무를 강제하는 기업법을 통한 접근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발표 전문>

집중 소유 구조가 장기적인 주주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고찰해보고자 한다.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미국과 영국을 제외하고 집중 소유구조 모습을 띄는 곳이 많다. 아시아의 상장사들 가운데 2/3가 집중 소유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취약한 지배구조가 문제가 되는 곳들도 종종 있다. 대주주가 기업을 사금고화 한다는 이야기나 배임·횡령을 저지른다던지, 세금을 회피하면서 부를 다음 세대에 상속한다는 부정적인 소식들이 등 언론을 통해 들려오곤 한다.

북유럽의 여러 나라들이나 독일, 프랑스 등에서 집중소유 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상당히 있다. BMW, 이케아, 레고, LVMH, 삼성 등이 그 예다.

사람들은 집중소유구조가 나쁘다고 알고 있지만 이들은 이들은 확실히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들이다. 이들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홍콩의 리카싱 회사는 굉장한 피라미드 지분 구조를 갖고 있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리카싱 가문이 있는 만큼 사실상 이 일가가 회사를 온전히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가문은 현금흐름은 10%만 갖는다. 경영권과 현금흐름에 대한 권리가 분리된다는 것이 이 말이다. 구체적 숫자를 들어 설명하면 만약 모회사가 자회사의 50%만 소유하고 자회사가 손자회사를 50% 소유했을 때 모회사는 손자회사를 소유하면서도 배당을 놓고는 25%에 대한 권한을 갖는 것이다.

집중소유구조와 실적의 상관관계에 대해 살펴보자. 물론 비선형 구간도 있다. 분리 정도가 0에 가까우면 실적이 또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지배력의 분리 정도가 커질수록 실적이 안 좋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서 여러 제도들이 있다. 차등의결권제도가 그 중 하나다. 보통의 주식은 원래는 1주당 1표가 부여되는데 차등의결권이 허락된다면 2등급의 경우 1주당 10표(사례)가 부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배당가치나 청산가치 등 기업 현금흐름을 수취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과 동일하다.

차등의결권 주식이 미국시장에 도입된 뒤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차등의결권은 구글이 IPO를 했던 2004년에 유명해졌다. 페이스북, 링크드인, 그루폰, 셱셱, 옐프, 드림웍스, 질로우, 스냅, 리프트 등 기업들이 차등의결권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 밖에 뉴욕타임즈, 포드, 버크셔헤서웨이, 스머커 등 전통적 기업들도 차등의결권을 도입했다. 2016년을 기준으로 살펴볼 때 상장기업들 중 14% 정도가 의결권 없는 주식을 갖고 있다. 지금 현재는 한 12%가량 될 것이다.

IPO를 하게 되면 설립자들은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강한 유인을 갖게 되고 그러는 과정에서 특정 유형의 지배구조를 필요로 하게 된다. 그들이 제시하는 차등의결권 등 정당성의 근거는 무엇일까? 장기적 가치에 집중할 수 있고 단기적 성과에 대한 불필요한 시장의 요구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4년 구글의 기업공개 당시 구글 측에서 차등의결권을 제안했을 때 투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구글 창립자들은 이런 구조를 도입하기 위해 굉장히 이례적으로 투자자들에게 별도의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은 차등의결권의 정당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창립자들은 장기적인 가치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싶지만 외부 압력 때문에 장기적 가치가 희석되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자신들에게 의결권이 더 주어진다면 단기 주가 등 근시안적 성과는 다소 희생될 수 있지만 핵심가치를 증진시키는 만큼 결국 주주들에게 더 보탬이 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차등의결권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니즈는 상대적으로 불완전한 품질을 제공할 수 밖에 없는 하이테크산업에서 더 많이 회자된다. 제품을 제공하면서 소비자들을 완전히 만족시켜야 하지만 신규 기술 영역에 있는 산업들은 사실 그러기 쉽지 않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완성된 서비스를 제공할 시간을 줘야 한다.

그렇다면 지배자가 경영권과 현금흐름에 대한 권리를 어느 정도로 가져가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생긴다. 만약 의결권만 많아 지배력은 크지만 실질적으로 배당을 취할 수 있는 주식 수가 적어 기업의 현금흐름에 대한 권리는 크지 않다면 경영진은 기업의 현금흐름을 창출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약화될 수 있다. 혹은 지배력은 작고 기업의 현금흐름에 대한 권리만 크다면 이익이 많이 발생했을 때 언제든지 지분을 청산해버리려고 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전체적으로 과소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 실적에 대한 권리와 지배권과의 분리가 적절한 수준에서 이뤄져야 장기적인 성과에 유익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지배력이 높은 자가 실제로 기업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미국 사법시스템으로 설명을 해보자면 증권법보다는 기업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증권법은 차등의결권을 채택하고 있는 기업들을 지수펀드에 제외하는 것을 허용한다. 이 때문에 S&P500지수나 러셀지수 등은 스냅 같은 곳을 지수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만일 차등의결권을 채택한 회사가 부상해서 구글처럼 엄청난 기업이 되더라도 투자자들은 그 잠재적 미래가치를 누릴 수 없는 것이다. 기업법을 통한 해결책으로는 소수주주들의 소송 권한을 강화하는 등 경영진의 주주들에 대한 신의성실의무를 법으로 강제하는 방법이 있다.

한국 경영진과 재계를 중심으로 차등의결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외 사례들은 여러 시사점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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