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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파생상품 판매 위축될라…'갑론을박' 비이자수익 경쟁력 약화 우려…저금리 기조에 투자수요 외면 지적도

손현지 기자공개 2019-10-01 14:26:59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7일 18: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로 은행의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 금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저금리기조에 따라 투자자들의 파생상품 투자수요가 적지 않은데 고객들의 접근성을 대폭 줄이는 셈이나 다름 없다는 주장이다.

은행들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관측도 나온다. 가계대출 조임 등 각종 규제로 예대마진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수익모델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은행들은 수수료 수입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데 자칫하면 비이자수익 확보 활로를 막아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객 접근성 제한 "투자 수요 외면한 것"

일각에서는 은행의 고위험상품 판매가 금지되면 소비자의 금융투자상품 선택 편의성과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 대 저금리 기조에서 고수익 투자를 지향하는 고객들을 외면할 수 도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권 전반의 신뢰를 잃을까 해 내부적으로도 취급 자체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다만 지점수로만 따지면 은행이 증권보다 많은데 자칫하다가는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고객의 권리를 빼앗을 수도 있는 셈이라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모펀드에 대한 수요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당국의 사모펀드 판매 규제 완화 정책도 한 몫 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6개 시중은행에서 취급한 주가연계특정금전신탁(ELT)·파생결합증권신탁(DLT)·주가연계펀드(ELT)·파생결합증권펀드(DLF)의 판매 잔액은 지난달 7일 기준 4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30조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약 67% 증가한 셈이다. 같은기간 가입건수도 66만8000건에서 100만건으로 대폭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은행들과 경쟁해야 되는 상황에서 DLF사태로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금지 등의 규제가 이어진다면 자본시장을 위축시키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번 사태의 핵심은 불완전판매"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제도 개선을 통해 중위험 투자상품까지 취급할 수 있도록 하거나 초고위험 상품에 대한 선별 정도로 검토되야 한다"며 "재발방지책을 만드는 등 판매 보완 대책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은행 경쟁력 약화 우려, "비이자수익 활로 막힐수도"

보통 파생상품은 증권사가 설계하는 경우가 많다. 상품별로 제각각이지만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정해지고, 원금 손실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은행들은 비이자수익 강화차원에서 상품 판매량을 늘렸다. 특히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은 너도나도 자산관리(WM)부문에 매트릭스 체계를 적용시켜 계열사간 판매 시너지를 극대화시키기도 했다.

실제로 주수익원이던 예대마진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방카슈랑스, 파생상품 등 연계 마케팅을 강화했고 수수료 수익 확대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3조1000억원에 비해 17.6%가량 증가했다.

특히 파생상품 판매는 매력적인 수입원으로 급부상 했다. 통상적으로 판매금액의 1%안팎을 수수료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에 대한 비과세 혜택 축소 영향으로 방카슈랑스 시장도 위축되면서 파생상품 판매 수수료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당장 시중은행들은 고위험 파생상품의 판매를 제한할 경우 비이자이익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당국도 신중한 입장…윤석헌vs은성수 의견 갈려

실제로 은행권 파생상품 판매 여부의 키를 쥐고있는 금융당국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안의 중대함 만큼이나 판매금지, 제도 보완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3일에는 금융당국 측에서도 은행권의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 금지를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지난 18일부터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상품들의 대규모 손실이 가시화된 탓이다. 윤석헌 감독원장은 오후 6시께 은행연합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외사례를 참고해 금융위측과 협의를 해 판매금지 여부를 결정할 것,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상품의 측면, 고객의 측면, 판매의 측면 각각의 카테고리별로 매트릭스 구성 차원에서 살펴볼건데 국정감사 스케줄에 맞춰 중간보고 형식으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들의 추가질문이 이어졌지만 몇 마디 꺼낸 답변에서도 고뇌의 흔적이 묻어나왔다. 내부적으로도 파생상품 판매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판매허용와 금지의 기로에서 신중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도 DLF·DLS 판매 관련 제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판매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도, 금지하는 것도 섣불리 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사고 방지를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할 지, 아니면 완전히 금지할지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는 상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사실 고위험상품은 증권사에서만 판매하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증권사는 사실상 지점이 많지않아 고객 입장에서도 접근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확보하면서 규제할 방법이 있는지, 금지시키는 게 좋은 것인지 여러가지 부분을 다 같이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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