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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없다는 컬리, 믿지 않는 시장 [thebell note]

이충희 기자공개 2019-10-01 08:42:08

이 기사는 2019년 09월 30일 07: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켓컬리는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친환경 배송소재를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앞으로 배송할 때 포장재에 스티로폼 대신 100% 종이만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사업을 '올페이퍼 챌린지'로 명명하기도 했다. 행사 공식 명칭도 '마켓컬리 올페이퍼 챌린지 기자간담회'였다.

그런데 실제 행사에서는 언제 기업공개(IPO)에 나설지 여부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앞서 컬리가 50대 1 주식 액면분할을 하면서 IPO 추진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통상 비상장사는 IPO를 앞두고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액면분할을 한다.

김슬아 대표와 경영진의 답변은 "IPO와 액면분할은 젼혀 무관하다"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컬리가 공헌이익을 내기 시작한지 2년이 넘었다"면서 매각 계획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공헌이익이란 배송 한건당 매출에서 고정비(배송비·주문처리비 등)를 제외하고 남은 이익이라고 한다.

경영진의 공식 언급에도 시장은 이를 완벽히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컬리 지분을 보유한 재무적적투자자(FI)는 10여곳에 달하고 올해 받은 시리즈D 투자금은 무려 1350억원 규모였다. FI들이 IPO라는 좋은 자금 회수 수단을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다.

컬리가 아직 적자 기업이라는 점은 여전히 매각설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부터 매출이 크게 늘어 성장성은 입증됐지만 아직 돈을 버는 구조는 아니다. 국내 유통 공룡들이 속속 신선식품 배송전에 뛰어드는 지금이야말로 자금력 있는 곳에 구주를 팔아야 한다고 일부 FI들은 주장하고 있다.

경영진의 공식 언급에도 컬리에 대한 시장 이미지는 여전히 '매각 잠재 기업' 혹은 'IPO 유력 후보'에 가까워 보인다. 이런 이미지는 그동안 컬리가 추구해온 경영 철학도 영향을 미쳤다. 컬리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보다 소비자와 시장에 고급스런 기업으로 각인되는데 더 많은 공을 들여왔던 게 사실이다. 김 대표와 임원들이 금융권 출신들로 포진됐다는 점은 이런 이미지 구축을 거들었다.

컬리가 지금의 시장 불신 분위기를 일축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이제는 진짜 돈을 벌 수 있는 회사임을 증명해야 한다. 굳이 공헌이익이라는 생소한 개념은 적용하지 말자. 그렇게 따지면 이제 막 배송전에 참여한 SSG닷컴이나 조단위 적자를 내는 쿠팡도 수익을 내고 있을 것이다.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김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더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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