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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투자비·재무건전성' 확보 숙제④LCD→OLED 전환과정 EBITDA 저하 불가피…내년 흑자전환 '절실'

김장환 기자공개 2019-10-07 08:22:07

[편집자주]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LCD 강자로 글로벌 시장을 오랜 기간 누벼왔던 LG와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매서운 추격에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TV용 LCD는 중국에 1위 자리를 넘겨준지 오래다. 삼성과 LG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전환을 본격화했다. 산업 전반의 '대격변'이 불가피하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겪고 있는 위기의 실체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1일 17: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비록 위기 상황을 겪고 있더라고 하더라도 근간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은 아니다.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기술력은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최대 경쟁사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선두주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투자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진 대형 퀀텀닷 올레드(QD-OLED)는 아직까지 기술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 현재 전 세계 가전 업체들이 만드는 제품에 들어가는 대형 OLED 패널은 모두 'Made by LG디스플레이'다.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이제 막 전환기에 돌입한 LG디스플레이로서는 당분간 실적 등 부침이 불가피해 보인다. 오랫동안 주력해왔던 LCD의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더 많은 상황이지만 중국 업체들의 공급 폭탄으로 시장은 무너졌다. OLED로 넘어가는 시기에 LCD 수익이 뒷받침 돼준다면 좋겠지만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보릿고개' 속에서 대형 OLED 전환과 플라스틱 올레스(POLED) 투자비를 마련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가 안고 있는 최대 숙제는 결국 재무건전성 훼손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투자비를 마련하느냐다. LG그룹이 이례적인 수시 인사를 통해 LG디스플레이 수장 자리에 재무전문가 정호영 사장을 보낸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처사로 볼 수 있다.

◇LCD 회복 불가 전망, OLED 전환 과정 손실 불가피

LG디스플레이는 내년 말까지 구미 공장 LCD 라인을 전면 정리할 계획이다. 2017년 소형 LCD 패널 생산라인인 P2~P4공장을 셧다운했고, P5·6 공장도 LCD를 일부만 남겨두고 OLED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파주 공장 LCD 생산라인도 OLED 전환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파주 일부 공장에 10.5세대 OLED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P10 공장에는 10.5세대 LCD가 아닌 OLED 라인을 깔기로 했고, 중국 광저우에도 OLED 라인을 구축했다. 2017년 시작한 LCD 출구전략이 내년 말쯤이면 완료되는 셈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전환을 위해 올해만 8조원 가량의 자본적 지출(CAPEX) 투자 계획을 세웠다. 대형 OLED에 60%, POLED에 40% 자금 집행 계획을 세웠다. 3분기까지 순차적인 투입이 이뤄졌다고 가정하면 이번 4분기에도 2조원 정도의 투자비를 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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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내년까지는 비슷한 비중의 CAPEX 투자비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투자비 증액도 불가피해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제 오는 2023년 1분기까지 3조원대 추가 자금을 투입해 파주 P10 공장 10.5세대 OLED 패널 생산라인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월 생산능력을 4만5000장에서 6만장까지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문제는 이와 관련된 대부분 투자비를 외부에서 끌어와야 한다는 점이다. 매출의 70% 수준을 차지하는 LCD 분야의 공급과잉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OLED로 전면 전환을 이루는 동안 LCD 분야에서 수익을 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당국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LCD 공급확대가 지속되고 있어 패널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탓이다. 공급과잉과 경쟁심화 등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패널 가격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재무구조 지키며 투자비 조달 숙제

LG디스플레이는 최대한 재무건전성을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OLED 투자비를 조달해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OLED 투자로 인해 재무안전성이 이미 많이 훼손됐다. 2016년 말 연결기준 2조원에 그쳤던 순차입금이 올 6월 말 8조9000억원대로 급증했다. 이 기간 부채비율은 84%대에서 141.7%대로 늘었다. 순차입금의존도는 8.3%에서 25.4%까지 급증했다. 현금창출능력(EBITDA)이 약화된 탓이다. 올 상반기 EBITDA가 1조2124억원에 불과하다. 5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낸 여파다.

대규모 투자비를 외부에서 모두 끌어오면 LG디스플레이의 신용도는 단번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다. 채무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당장 내년부터 '흑자 전환'이 시급하다. LG디스플레이 내부에서는 내년에 흑자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상장 이래 최대 위기'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임 대표이사로 온 정호영 사장의 어깨도 그만큼 무겁다. 정 사장의 최대 숙제는 역시 재무구조를 지켜내는 동시에 투자비를 조달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 사장은 2012년 LG디스플레이가 역대급 위기를 겪던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으며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5년간 장기공급 계약 대가로 애플로부터 1조원대 선수금을 받아 급한 불을 껐다. 이번에도 이 같은 묘수를 짜내야 한다.

OLED 투자비 조달을 안정적으로 이룰 수만 있다면 LG디스플레이를 기다리는 미래도 밝다. 독점적 입지를 점하고 있는 대형 OLED 분야는 투자 성과가 조기에 나타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총 매출에서 약 20%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OLED 부문은 향후 3년간 가파른 성장세가 점쳐진다. 주 납품처 LG전자가 판매하고 있는 OLED TV 판매량은 올해 390만대 수준에서 오는 2022년 10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기 LG디스플레이 매출의 절반 넘는 몫이 대형 OLED에서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 성과는 POLED 부문 손실을 줄이는 시점에 두드러지게 드러날 전망이다. POLED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지난 7월에야 애플이 내놓은 신제품 아이폰XI(11)에 첫 납품을 시작했다. 애플 납품량을 크게 늘려야 하는데 삼성디스플레이가 길을 막고 있다. 2009년부터 소형 OLED 패널 AMOLED를 개발해온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측 OLED 패널 대부분을 맡고 있다. BOE 역시 애플에 OLED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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