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료진출 도전기]"중국에 없는 척추관절 전문병원 모델 이식한다"③나누병원, 3호 중외 합자 병원 기록…"홍콩증시 상장도 목표"
상하이(중국)=조영갑 기자공개 2019-10-11 0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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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료시장은 매년 20% 성장률을 보이는 거대시장이다. 특히 국민 소득 5만4000달러를 기록하며 중국내 부자들의 절반이 모여 사는 상하이 의료시장은 글로벌 자본의 '테스트베드'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 의료 산업은 중국 시장에 번번이 실패했으나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의료시장이 새로운 시장이 될지, 또 다른 무덤이 될지, 상하이 현지에서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4일 0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척추관절 분야의 전문병원이 진출해 성공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나누리가 새로운 전문병원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상하이 외곽 비즈니스 시티인 홍차오업무중심지구에 위치한 나누리병원을 찾았다. 나누리병원은 척추관절 전문병원이다. 서울 2곳, 인천 2곳, 수원 1곳 등 국내에 5개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척추관절 분야에서 매출액, 규모 기준 2위권이다. 1위는 우리들병원이다. 나누리의료재단의 2018년 기준 총 매출액은 약 700억원 규모다. 우리들병원은 약 10여 년 전상하이에 진출했다가 사업을 접고 철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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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리는 '중외합자병원'으로는 통산 3호라고 할 수 있다. 1호는 2004년 오픈했던 SK아이캉병원이고, 2호는 상해서울리거미용성형병원이다. 정형외과 분야에서는 최초의 중외합자병원이다. 중국에 병원을 오픈하는 방식은 크게 ▲원내원 방식(현지 병원 내 진료과 설치) ▲기술제휴 및 컨설팅 합작 ▲중외합자투자로 나뉘는데, 중외합자의 경우 가장 난이도가 높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독자 경영권과 수익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중외합자병원의 경우 중국 측의 지분참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최소 30%의 지분이다. 어떤 파트너를 잡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나누리의 경우 산의의료그룹과 손을 잡았다. 산의의료그룹은 산둥성에 베이스를 둔 거대 의료그룹이다. 중국 전역에 30여 개의 종합병원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나누리의 전문병원 시스템을 이식할 의도로 보인다.
한국 측 지분은 70%다. 장일태 나누리의료재단 이사장이 50%를 출자했고, 20%는 KTB 홍콩법인이 출자했다. 향후 홍콩증시에 상장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현지 법인설립 의향서를 제출하고 오픈까지 약 3년 반 정도 걸렸다. 모형섭 상하이 나누리병원 총경리(CEO)는 "우선 부지와 위치를 선정하는 작업만 1년 넘게 소요됐다"면서 "법인설립 전까지는 자금조달의 문제가 있지만 그 이후에는 인허가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고 밝혔다.
오픈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움 점은 현지조달이다. CFDA 인허가를 받은 장비와 기자재를 구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형섭 총경리는 중국 전역을 수소문해 약 200여 개의 기자재를 직접 조달했다. 모 총경리는 "현지의사가 5명 근무하고, 스탭도 수십 명이기 때문에 인력관리 역시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누리병원은 총 4층 규모에 척추과, 관절과, 비수술치료과가 있으며 내과진료도 병행한다. MRI, CT, X-Ray 등 최신 진단 장비를 구비하고 있다. 또한 2개의 수술실, 통증치료실, 물리치료실, 운동치료실을 비롯해 30여 개의 병실을 구비하고 있다. 수가는 한국보다 약 2배 비싼 1500~2000만원 선(척추수술 기준)이다. 중국의 수가책정은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모 총경리는 "외국계 톱7 병원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지만, 보통 병원에 비하면 고수가"라고 말했다.
나누리병원의 목표는 지점의 확장과 더불어 향후 홍콩증시의 상장이다. 중국 병원은 법인설립을 통해 증시에 상장할 수 있다. 나누리는 우선 매출액 증가에 역점을 두고 있다. 아직 홍차오 CBD가 조성 중이라 거대한 매출액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중국 민영보험 커버리지, 홍차오CBD 입주기업 제휴, 외부홍보 등을 통해 월 5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모 총경리는 "1위인 우리들병원이 실패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정형 전문병원 모델이 쉽지는 않지만, 현재 교민과 홍차오 일대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는 홍콩증시에 상장하고, 허무자병원처럼 가치를 높여 엑시트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허무자병원의 대주주인 친텍스는 중국 푸싱그룹에 병원 7개를 매각하녀서 약 6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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