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옵틱스·바이오로그디바이스 '상호출자' 형성 매출채권 변제 과정서 고리 생성, 지배구조에 영향
강철 기자공개 2019-10-29 08:22:0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5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가 매출채권 회수 일환으로 해성옵틱스 지분 8.5%를 매입했다. 그 결과 '해성옵틱스-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상호 출자 관계가 형성됐다.해성옵틱스는 지난 6월 바이오로그디바이스를 대상으로 80억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신주 264만주를 주당 3033원에 발행했다. 증자 결과 바이오로그디바이스는 해성옵틱스 지분 8.5%를 확보했다. 지분 10.7%를 보유 중인 이을성 해성옵틱스 회장에 이어 2대주주에 올랐다.
증자는 매입채무 변제를 위해 단행했다. 해성옵틱스의 베트남 자회사인 해성비나(Haesung Vina)는 지난해 바이오로그디바이스에서 매입한 AF·OIS FPCB Assy의 대금을 제때 갚지 못했다. AF·OIS FPCB Assy는 해성비나의 주력 제품인 휴대폰용 카메라의 액츄에이터(Actuator)에 들어가는 핵심 원재료다.
이에 바이오로그디바이스는 80억원 상당의 매출채권을 현금으로 회수하는 대신 코스닥 상장사인 해성옵틱스 주식을 갖기로 결정했다. 해성옵틱스의 주가가 오를 시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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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로그디바이스가 해성옵틱스 지분을 취득하면서 '해성옵틱스-우리기술투자'의 상호 출자 구도가 만들어졌다.
해성옵틱스는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지분 2.1%를 가지고 있다. 2016년 6월 이재선 해성옵틱스 대표와 특수 관계인이 바이오로그디바이스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소수 지분을 매입했다. 당시 지분율은 약 9.4%였으나 2017년 6월 7.3%(200만주)를 시간외 매매로 처분하면서 지금의 2.1%로 낮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자산총액이 10조원이 넘는 기업을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상법은 지분이 50% 이상인 모자 관계 계열사의 상호 주식 보유를 금지한다.
해성옵틱스와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총액은 약 3000억원이다.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되는 규모가 아니다. 두 계열사가 모자 관계에 있지도 않다. 따라서 '해성옵틱스-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상호 출자를 강제로 해소할 필요는 없다.
다만 상호 출자는 지배구조 투명성 저하, 주주·채권자 손실 등의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 6월 연중 최고가인 3700원까지 올랐던 해성옵틱스의 주가가 유상증자 발표 직후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상호 출자 형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같은 기간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주가도 30%가량 떨어졌다.
만약 해성옵틱스 경영진이 상호 출자 해소를 결정한다면 해성옵틱스 소유의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지분 2.1%를 정리하는 것이 유력하다. 현재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주가를 적용한 지분 2.1%의 가치는 약 10억원이다.
해성옵틱스 측은 "당사와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지분 관계는 매출채권 해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부분"이라며 "앞으로 계열사 지배구조를 개편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만큼 지분 거래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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