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호텔신라, 4년만에 웃돈 주고 '3Sixty' 인수 배경은 다채널 통한 수익성 제고 전략…아쉬움 남는 '인수가격'

김선호 기자공개 2019-10-29 14:04:5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8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가 4년 전 가격보다 240억원을 더 주고 세계 1위 기내면세점 사업자 미국 '3Sixty' 인수 재도전에 나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호텔신라 면세사업부(신라면세점)는 웃돈을 주더라도 수익성 제고를 위해선 기내면세점까지 유통 채널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미국 면세품 도매판매업체(Travel Retail Group Holdings, LLC)의 지분 44%를 1416억원에 인수한다고 25일 공시했다. 5년 후 지분 23%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3Sixty는 2015년 당시 호텔신라가 인수하고자 했던 '디패스(DPASS)'와 같은 업체다. 호텔신라가 4년 만에 기내면세점 인수 재도전에 나선 셈이다.

2015년 당시 호텔신라는 미국 'SAMSUNG HOSPITALITY AMERICA INC.'를 통해 디패스 지분 44%를 1176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향후에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디패스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협상 조건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그 다음 해 계약을 해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당시 문제는 가격이었다"며 "그로부터 4년이 흐른 뒤 국내 시장 영업환경이 급속히 악화되자 신라면세점이 해외 사업 확대에 중점을 두고 기내면세점 운영 업체 인수를 다시 추진하게 것"이라고 전했다.

3Sixty 연매출 현황
자료출처: 영국 면세전문지 무디리포트

2015년도 당시보다 44% 지분을 240억원을 더 주고 사는 셈인데, 영국 면세점전문지 무디리포트에 따르면 3Sixty의 지난해 연매출은 2016년에 비해 3500만유로 줄어든 6억600만유로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으로선 3SIxty의 외형이 축소됐음에도 더 높은 금액으로 인수하게 돼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87년에 설립된 3Sixty는 5개 대륙에 걸쳐 120개 면세품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현재 21개 항공사 기내면세점을 운영 중으로 에어캐나다, 버진에어웨이, 싱가포르에어라인 등이 주로 거래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미주와 중남미 지역 국제공항과 항만 등 41개 이상의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3Sixty는 지난해 연매출 기준 세계 면세사업자 순위 중 20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라면세점(3위, 54억7700만유로)에 3SIxty 매출을 합산할 경우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면세점(60억9300만유로)과의 격차는 1000만유로로 줄어들게 된다.

5년 뒤 3Sixty를 최종적으로 인수하게 될시 신라면세점은 외형확장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이룰 수 있게 된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매출이 확대될 시 그만큼 납품 단가를 조정할 수 있다. 특히 기내면세점의 경우 출국장이나 시내면세점과 다르게 임대료 부담이 없으며 매장 운영에 따른 인건비 지출도 적다는 게 강점으로 통한다.

국내 면세시장의 영업환경 악화도 신라면세점이 4년 만에 다시 3Sixty 인수에 나서게 된 주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면세시장의 경우 대부분의 매출이 보따리상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송객수수료 부담이 수익 창출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신규 면세점 특허가 늘어남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가 출혈을 키우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호주 JR듀티프리를 인수해 올해 초 브리즈번공항, 멜버른공항, 다윈공항, 캔버라공항, 뉴질랜드 웰링턴공항에 출국장 면세점을 개점했다. 베트남에선 다낭공항과 나트랑공항에 출국장 면세점을 오픈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하노이 시내면세점을 개점해 해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볼 때 롯데면세점이 해외 공항과 시내면세점을 통한 외형확장에 나섰다면 신라면세점은 이와 달리 기내면세점 사업을 통한 차별화 전략에 나선 모양새다. 기내면세점까지 포함한 유통채널 다각화로 안정적인 수익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해외 사업 확대를 가속화하겠다는 게 신라면세점의 전략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지분 취득에 대해 "미주 지역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 것"이라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플레이어(면세점 운영자)로 도약하겠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