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체·인마크, 이자지급 중단에 '고심' [20 Times Square EOD] 선순위와 설정 담보 달라, 임차권 매각작업 무관… 원만히 해결될 가능성에도 '무게'
진현우 기자공개 2019-11-13 09:47:45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1일 12: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뉴욕 ‘20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 개발사업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서 약 6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자본의 행방에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시중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10곳 이상이 자산운용사가 만든 부동산 펀드의 수익권자로 참여했지만, 현재 대출채권 상환 순서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안감 정도는 조금씩 다른 상황이다.20 타임스 스퀘어 개발사업의 차주는 매필드 디벨롭먼트(Maefield Development)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건 작년 12월이다. 차주는 호텔 임차인이 추가 인테리어 공사를 요청한 탓에 예정된 공사비용보다 많은 금액을 사용하면서 대주단과 맺었던 계약조건을 어겼다. 결과적으로 차주는 EOD 사유를 기한 내에 치유하지 못했다.
선순위 대출채권에 투자한 국내 자산운용사 두 곳은 담보로 설정했던 임차권(Leasehold)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매절차를 거쳐 임차권 매각을 진행하려면 약 1년여 이상의 시일이 소요된다. 미국에선 담보권을 실행하려면 건물 소유주인 차주와 대주들 간의 법적 소송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주변 상권입지를 고려하면 차주가 쉽게 건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추가 공사에 사용된 비용은 한화로 약 180억원이다. 차주는 하청업체들과 공사비 조정 절차를 거쳐 들어오는 자금을 채워 넣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출계약 약정 상 공사비 부족으로 EOD가 발생한 건 사실이지만, 대주와 차주 간의 계약서에 기재된 문구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이견이 있었던 것이다.
어찌됐든 선순위 대출채권에 투자한 자산운용사 두 곳은 차주가 대출 약정을 따르지 않았기에 EOD 발생에 따른 담보권 매각을 집행할 수밖에 없었다. 투자자들의 돈을 받아 굴리는 운용사 입장에선 자칫 배임 이슈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임차권 매각엔 착수했지만 차주가 돈을 입금하면 협의 하에 '없던 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선순위 대출채권 A노트·B노트에 투자한 국내 시중은행 두 곳과 생명·손해보험사, 증권사들은 EOD 발생에 따른 투자손실(원금+이자)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이들은 이자지급도 원활하게 진행될 뿐만 아니라 혹여나 EOD가 해결되지 않아 건물을 매각한다 하더라도 원금을 우선 돌려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선순위보다 그 아래인 중순위 대출채권에 투자한 자산운용사 두 곳(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밀리니움인마크자산운용)이다. 우선 이들은 건물 임차권이 아닌 차주의 지분(Equity)을 담보로 설정하고 있다. 물론 차주가 건물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터라 원금 손실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중순위 대출채권에 투자한 국내 수익권자들의 경우 이자지급이 중단된 점이다.
이번 EOD 사태가 투자원금 손실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이자지급이 중단되면서 투자자산이 무수익자산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만만찮은 기회비용을 잃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밀리니움인마크자산운용은 건물이 아닌 차주 지분을 담보로 들고 있는 만큼, 선순위 대출채권자들과 함께 대응책을 강구한다기보다 이들 각자 수익권자들과 간담회를 열며 대응방안 마련과 동시에 투자자를 안심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업 관계자는 "애초에 차주인 매필드디벨롭먼트가 풍부한 자금력을 지녔다면 180억원이 부족해 EOD가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차주 입장에서도 최소한의 사업자금으로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얻으려는 목적이 셈법에 깔렸을 것이라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다고 딱 잘라 말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20 타임스 스퀘어' 개발사업은 미국 뉴욕주 뉴욕시 7번가 701에 복합시설을 짓는 대형 개발 프로젝트다. 작년에 준공된 건물은 지하 2층~지상42층 규모로 이뤄져 있다. 저층부엔 리테일 시설이 상층부엔 전 세계 4개밖에 없는 최상급 브랜드 메리어트에디션(Marriott EDITION) 호텔이 들어섰다. 호텔은 올해 3월 오픈해 정상영업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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