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자산 전문운용사로 정체성 변경, 동남아 선점" [thebell interview]강준호 NH투자증권 싱가포르 법인장
싱가포르=이지혜 기자공개 2019-11-14 16:42:44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의 동남아시아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 강준호 NH투자증권 싱가포르법인장(사진)이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명칭이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2008년 7명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싱가포르법인은 2016년 인력이 3명으로 줄었다.강 법인장은 싱가포르법인을 동남아시아 대체자산 전문 운용사로 키워 위기를 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2024년까지 인력과 자산운용규모를 대폭 키워 싱가포르법인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성장 발판 구축 끝냈다"…내년부터 수확기
"처음 6개월 동안에는 '여기에서 뭘 해야 하느냐'를 고민하느라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다. 헤지펀드 재간접 운용에 국한된 과거 사업모델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사람에서 답을 얻었다. 싱가포르 투자자들을 부지런히 만나면서 대체자산 전문운용이 답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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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NH투자증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싱가포르를 기회의 땅으로 봤던 한국금융회사들이 한때 우르르 진출했지만 별다른 이익을 보지 못한 채 떠나갔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곳이었다. 강 법인장은 "싱가포르의 경제규모는 크지 않지만 동남아시아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서는 훌륭하다"며 "동남아시아의 거액 자산가들이 싱가포르로 자산을 이전하고 싶다고 밝힐 만큼 동남아시아 금융투자의 허브 기능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강 법인장은 싱가포르법인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정체성을 바꾸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기존의 헤지펀드 재간접 운용이 아닌 대체자산 전문운용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한국 본사의 상황도 뒷받침됐다. 지난해 말 싱가포르법인이 대체운용 본부로 편제됐다. 강 법인장은 "지난해를 정리의 해라고 본다면 올해는 성장을 위한 씨앗을 심은 해, 내년은 수확을 본격화하는 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싱가포르법인은 올해 유달리 바쁘게 굴러갔다. 한 해 동안 진행한 대체투자만 모두 10건에 이른다. 인력도 1명 충원해 4명이 됐지만 인력이나 대체투자 이력에 비해 상당히 많은 딜을 진행한 편이다. 투자 분야도 다양했다. 비상장기업 지분, 프리 IPO, 사모채권, 스타트업 등 5개 분야에서 딜이 이뤄졌다.
이 중 강 법인장이 주목하는 딜은 인도네시아의 크랩 캔 제조회사다. 올해 6월 프리 IPO 딜로 참여했지만 엑시트 시점으로 내년 1월을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크랩 캔 제조회사가 올해 12월 상장될 예정"이라며 "꾸준히 이익을 내는 견실한 회사인 데다 주주구성도 좋아 투자를 본격화했다"고 말했다.
◇"제 2의 스위스 파트너스그룹으로 성장할 것"
"5년 뒤와 10년 뒤, 자산운용규모와 인력을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확대해 NH투자증권 내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가진 회사로 만들겠다. 롤모델은 스위스 파트너스그룹이다. 현지의 전문투자자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신뢰를 쌓겠다."
강 법인장의 꿈은 결코 낮지 않다. 지난해 자산운용 규모 4300만달러, 인력 3명으로 단출한 싱가포르법인의 몸집을 한껏 키우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스위스 파트너스그룹을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스위스 파트너스그룹은 1995년 설립된 글로벌 대체자산 운용사로 해마다 자산운용규모가 16.7%씩 성장해 현재 88조원, 1203명의 인력을 갖추고 있다.
강 법인장은 "스위스 파트너스그룹도 처음에는 현지의 투자전문가와 파트너십을 맺고 유망한 사모펀드의 출자자로만 참여하다 경험을 쌓으면서 직접 딜에 참여하고 대체투자를 진행하게 됐다"며 "NH투자증권도 처음에 유망한 자산운용사와 벤처캐피탈 등을 선정해 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첫발을 뗐지만 지금은 투자한 외부 무한책임투자자의 우량한 딜에 직접 투자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말했다.
강 법인장의 다음 목표는 내부 인력을 강화해 직접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사모채권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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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심히 바라보는 산업군은 핀테크분야다. 섬이 많다보니 은행 등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실정이다. 은행거래를 하는 이는 물론 은행 계좌가 있는 성인조차 드물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전자상거래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구글과 테마섹은 동남아시아의 디지털금융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강 법인장은 "한국의 금융사로서 동남아시아 핀테크산업 투자를 선점해 성장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다만 이 분야는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만큼 프리 IPO 등 수익 중심 사업과 함께 투트랙을 써서 싱가포르법인을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호 싱가포르 법인장
<출생 및 학력>
△1973년 출생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경력>
△2018~현재 싱가포르법인장
△2009년~2017년 NH투자증권 입사, 상품전략부, 헤지펀트 투자그룹, 해외영업부, 상품기획부, PI부 등
△2005년~2009년골드만삭스 자산운용
△2000~2005년 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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