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5월 09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투자은행(IB) 업계가 가장 주시하고 있는 하우스다. IB조직에서 핵심 RM(릴레이션 매니저) 인력들이 적잖게 이탈했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를 담당하고 있는 ECM(주식자본시장)본부가 진앙지다.우선 IPO달인이라 불리던 조광재 전 ECM 본부장(상무)이 지난해 말 퇴사했다. 조 전 상무는 네이버와 롯데쇼핑, 제일모직, 하이마트, 넷마블 등을 상장시킨 스타 딜 메이커였다. 최근엔 ECM본부 2팀 부서장이던 하진수 이사가 외국계 증권사 JP모건으로 이직했다. 하 이사는 NH증권 본부 내 첫 여성 부서장으로 IPO 여제(女帝)로 불리던 인사다.
업계 일각에선 IPO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었다. RM은 바이사이드(발행사)와 셀사이드(기관 등)를 오가며 수시로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해 고객에게 최적의 IB전략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업무다. 오랜 시간 동안 쌓은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가 경쟁력 원천이다. 이를 갖춘 선임 RM들이 이탈했으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심지어 일부 경쟁 하우스는 NH증권 인력 이탈을 네거티브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강력한 경쟁자인 NH증권을 딜 경쟁에서 배제시키기 위해서다. 그만큼 인력 이탈 이슈가 시장에서 무게감있게 회자됐다는 것을 뜻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우려는 기우였다. NH증권은 올 들어 더욱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오랜만에 등장한 대어급 IPO딜 두 건을 모두 따냈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페이지 딜이다. 두 회사 모두 모회사의 '네임 밸류' 뿐 아니라 '조단위' 시가총액이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곳이다.
NH증권은 올 들어 IPO를 성사시킨 실적도 가장 많다. 주관을 맡은 드림텍과 현대오토에버, SNK를 모두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시켰다. 모두 희망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지은 성과도 거뒀다. 그 결과 NH증권은 이달 9일 기준 IPO 대표주관 실적이 3926억원(점유율 40.37%)으로 1위다. 2위인 대신증권(1818억원)의 두 배가 넘는 격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NH증권이 스타급 인력에 일희일비 하지 않을 정도로 조직력을 갖췄다는 뜻이 된다. 인력이탈 이슈가 오히려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체계적인 IB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미 종합IB하우스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NH증권이 또 다른 선례를 남기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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