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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걸음마 나선 국민은행 "베트남 기업금융 잡아라”⑧KB원펌전략, 현지 진출 캡티브 물량 주력… 베트남 IB데스크 설립 준비

하노이·호치민(베트남)=진현우 기자/ 최은수 기자공개 2019-11-27 10: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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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의 베트남 진출시점은 지난 2007년. 호치민 지점을 승인받아 정식 은행영업에 나선 건 그로부터 3년이나 지나서다. 2호 지점인 하노이 지점은 문재인 대통령이 하노이를 국빈 방문해 공동선언문 의제로 금융협력을 강조한 것에 힘입어 올해 오픈했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늦게 영업에 나선 후발주자 국민은행의 애로가 느껴진다.

7년이 지난 호치민 지점은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하노이지점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다. 지점 형태로 진출한 국민은행의 초기 전략은 기업금융을 통한 연착륙일 수 밖에 없다. 소매금융과 투자금융(IB)으로 사업을 벌리기 이전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부터 주거래고객으로 확보해야 한다. 하노이지점은 연말까지 최대한 초기 자본금을 기업대출로 소진한다는 목표다. 손익분기점(BEP) 도달 목표시점은 내년이다.

현재 하노이지점과 호치민지점의 여신 포트폴리오는 100% 한국기업을 상대로 한 기업대출이다. 실제 KB국민은행의 의지는 호치민 지점장실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지도 하나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김중관 지점장(사진)이 손수 그린 지도엔 호치민시에서 인접해 있는 지역별로 어떤 산업이 자리잡고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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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관 국민은행 호치민지점장

현재 베트남 중앙은행에선 외국계은행의 법인 전환을 위한 신규 라이선스를 발급하게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기업금융 서비스를 하나씩 붙여나가는 고도화 작업을 거쳐 당장의 외연확대보단 내실 있는 성장세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국민은행은 베트남에 진출한 KB금융 계열사 간의 유기적인 협업에 주력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KB원펌 회의엔 KB증권(법인)과 KB손해보험(사무소), 국민카드(사무소)가 참여한다. 초기 사업협업은 계열사 금융서비스를 교차 소개해주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KB손해보험의 화재보험을 가입한 베트남 기업이 운전자금과 시설대출이 필요하면 국민은행을 연결시켜주는 구조다.

비이자수익 확장 차원에서 IB딜 협업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그 일환으로 호치민지점에선 오는 12월 IB데스크를 설립한다. 국민은행 IB유닛은 현재 홍콩과 런던, 뉴욕에 있다. 베트남에 IB유닛이 세워지면 이미 세팅작업을 마친 자본시장데스크와 함께 비이자수익 다변화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시장 데스크는 환헤지와 파생상품, 트레이딩 업무를 맡고 있다.

로컬기업을 대상으로 한 여신평가모형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베트남은 외국계 기업이 진출하면 외부감사가 의무인 반면 현지 로컬기업은 의무사항에서 자유롭다. 한국처럼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갖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볼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매출액과 자산 기준으로 글로벌 스타기업 20개를 추려 계량화시킬 수 있는 지표 마련에 나섰다.

보통 한국계 기업들이 처음 베트남에 진출하면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하기까지 평균 3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초기엔 모기업보증 등 안정적인 대출영업으로 현지 정착을 지원하고, 영업이익이 가시화되면 지원 형태를 다변화해 나가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처럼 국민은행은 지점 형태로 최대한 영위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하나씩 찾아서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소매금융 시장에 효율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일종의 사전 준비단계인 셈이다.

국민은행 호치민지점은 로컬 직원들의 업무 동기부여 차원에서 조직체계에도 변화를 가미했다. 로컬직원 3명을 책임자급으로 승진시켜 그동안 한국 주재원들이 주도했던 업무를 분담했다. 로컬직원과 한국직원들의 회의도 따로 열고 있다. 아무래도 본사 직원과 함께 있을 때 이야기하기 껄끄러운 애로사항도 지점장한테는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한 배려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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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호치민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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