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3.0] "신한베트남은행 경쟁자는 로컬은행"[thebell interview] ③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호치민(베트남)=진현우 기자/ 최은수 기자공개 2019-11-21 10:01:24
[편집자주]
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4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사진)이 정식 주재원으로 베트남에 온 건 2004년이다. 3년 뒤 그는 신한은행의 법인 전환을 위한 신청서를 직접 작성하며 실무자로 활약했다. 한국으로 잠시 돌아간 신 법인장은 2년 만에 빈증지점장으로 컴백했다. 신한은행이 법인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개설한 첫 지점의 수장으로 그를 낙점한 것이다.
|
실제 신동민 신한은행 베트남법인장은 ‘외국계 1위'라는 타이틀에 안주해선 현지 로컬은행과의 경쟁에서 유의미한 시장 지위를 확보할 수 없다는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주재원·로컬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다를 수밖에 없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그의 표정에도 자신감보단 예측 불가능한 시장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차 보였다.
신 법인장은 "베트남 은행업에서 자산기준 M/S를 책정하면 로컬은행의 비중은 약 95%, 나머지 5%를 외국계은행이 차지하는 구조"라며 "전체 시장에서 외국계은행의 입지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 현지에서 유의미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선 현지 로컬은행과 맞붙어 건강한 경쟁체제를 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이 로컬은행과 맞붙기 위해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밀착 관리하고 있는 지표는 4가지다. 바로 △자산 △고객 △직원 △비전이다. 2013년만 하더라도 대출자산에서 달러(USD)와 베트남 동(VND)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6%, 34%였다. 신한은행은 자산의 현지화를 착실하게 이행한 나갔고 지난 9월 현지 통화 비중을 70%까지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이는 곧 현지 고객 비중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점과도 맞닿아 있다. 로컬은행들의 예금금리는 보통 7~8%인데, 신한은행은 6%대로 조달금리를 낮춰 대출금리 부담을 줄여주는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시장에서 현지직원에 의한 의사결정과 자산운용 체제를 갖추겠다는 목표도 설립했다. 현재 신한베트남은행 베트남법인의 직원은 1857명으로 이중 97.7%에 해당하는 1815명이 베트남 직원들이다. 지점장(41명) 중에선 28명이 현지 채용이다. 신한은행은 직원들로 하여금 외국계 1위로서 자부심을 갖게 하되, 목표는 로컬은행과의 경쟁에 주안점을 두고 확실한 보상체계와 탄탄한 조직문화를 전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 법인장은 내년부터 강화된 규제수준 바젤Ⅱ가 적용되면 부실은행을 중심으로 M&A 장이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신한은행은 전체 46개(로컬 35개+외국계 11개) 은행 중에서 총자산 21위, 순이익 14위에 랭크돼 있다. 신한은행은 ‘총자산·순이익 10위권 진입'을 위해 은행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M&A를 통한 외형성장에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2011년 2300만달러였던 신한은행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7200만달러로 3배 이상 상승하더니, 올해는 9000만달러(14일 기준 약 1053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총자산도 8억5000만달러에서 작년 36억달러, 올해엔 40억달러(약 4조6000억원)를 뛰어넘을 것으로 점쳐진다.
신 법인장은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2011년 베트남 금융사 최초 M&A로 알려진 신한비나은행과의 인수합병(M&A)을 성공리에 마무리했고, 2년 전엔 ANZ은행의 리테일 부문을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하며 관련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하다"며 "사업적 협업모델이 가능한 매물을 대상으로 태핑(사전 수요조사) 작업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기업금융의 강자인 HSBC와 외국계 수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하는 것에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로컬은행과 맞붙을 정도의 맷집을 기르기 위해 현지화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하나씩 이행해 간다는 게 신한은행이 지향하는 바이자, 미래라는 게 신 법인장이 내비친 담담한 포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