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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금융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신입사원→대표 '신화' 신요환, '든든한' 살림꾼③30년 신영맨, '인사·총무·영업' 두루 거쳐…주도사업 대부분 성공

허인혜 기자공개 2019-12-05 13:00:00

[편집자주]

신영금융그룹은 신영증권이 중심이다. 신영증권은 지난 2016년 환갑을 넘긴 한국 증시와 함께 성장한 3대 장수 증권사 중 하나다. 무리한 사세 확장보다는 보수적 성장을 추구했고 오너와 전문 경영인의 장점을 결합시켜 내실있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안정 속에서도 변화를 추구하는 신영금융그룹은 최근 강력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까지 획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즉근영(信則根榮)' 철학아래 신영금융그룹의 조용한 성장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요환
무술과 지략 중 하나에만 능한 장수는 훌륭한 우두머리가 될 수 없다. 제 아무리 좋은 투자 성과를 거둔 금융인이더라도 그룹의 안팎 사정에 정통하지 않으면 투자업계 리더로 살아남기 어렵다. 신요환 신영증권 대표이사(사진)는 그런 의미에서 적임자다.

3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신영증권' 단 하나의 브랜드만을 사랑한 그는 신입사원 시절부터 총무부와 인사부 등 그룹의 살림꾼 부서를 차근히 밟은 뒤 구조화상품(Structured Products)팀, 파생상품본부, 리테일영업본부, 개인고객사업본부 등을 거치며 전문성을 다졌다. 정통 신영맨으로서 신영증권의 발전을 묵묵히 도왔던 신요환 대표는 공채 출신 부사장에서 대표이사까지 오르며 직원에게는 희망을, 오너 일가에는 직원들과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0년 신영맨, 오너·임직원 잇는 가교되다

"사장을 꿈꾸는 직원들에게 희망이 되겠다."

2016년, 신영맨으로 30년을 살아온 신요환 대표는 신임 사장 자리에 오르며 이렇게 말했다. 신영증권이 신요환 대표를 사장으로 임명한 배경 중 하나도 그가 오너 경영인과 임직원의 가교 역할에 딱 맞는 인재라는 판단이었다. 신영증권은 오너 경영인인 원종석 대표이사 부회장과 신요환 대표이사의 각자대표 체재로 운영되고 있다. 원종석 부회장이 비즈니스에 집중한다면 신요환 대표가 사업총괄·최고운영책임자(COO)의 역할을 수행하는 식이다.

신요환 대표는 1988년 신영증권 기획조사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며 신영증권과 첫 연을 맺었다. 입사후 12년 뒤인 2000년 총무부장으로 승진한 그는 인사부장과 리서치센터장, 구조화상품팀, 파생상품본부, 리테일영업본부, 개인고객사업본부 등을 두루 이끌었다. 2014년부터 총괄부사장을 맡아 신영증권의 내실을 다졌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금융공학석사과정(MSF)을 수료했다.

'직원들의 희망이 되겠다'는 신요환 대표의 말은 근속기간이 유난히 긴 '신영맨'들에 대한 자부심이기도 하다. 시장의 흐름에 민감한 증권업계에서 20년, 30년간 한 회사에 헌신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신영증권도 신규 경영진을 구성할 때마다 오랜 기간 봐왔던 신영맨을 전격 발탁하는 방법으로 충심에 보답한다. 신영증권의 간판 경영인들은 신영증권과 한 평생을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병렬, 김부길 전 사장 등 여러 수장들이 공채 출신 임직원에게서 나왔다.

신요환 대표 자신도 30년간 신영증권의 안팎을 돌보던 신영맨으로서, '신영증권은 구성원에게 받은 신뢰를 반드시 보상한다'는 신즉근영(信卽根榮·신뢰가 곧 번영의 근간)을 몸소 증명한 셈이다.

인사와 총무, 영업 등 행정 부서를 모두 경험한 점도 신요환 대표의 무기다. 그는 신영증권 내에서 가장 다양한 부서를 거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원종석 부회장이 오너 경영인으로서 장기적인 전망과 경영의 방향타를 잡는다면 신요환 대표는 인사와 경영기획, 리테일, 자산운용, 상품기획 등 사업 전반을 살핀다.

신 대표가 일선 부서를 다양하게 거친 배경은 원종석 부회장의 '검증절차'다. 바꿔말해 원종석 부회장이 일찌감치 신요환 대표를 수뇌부로 점 찍었다는 이야기다. 신요환 대표가 몸담은 각각의 부서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면서 검증절차를 통과했다는 평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경영 총괄을 대표이사로 선임했지만 요즘은 각 부서를 두루 이끌도록 한 뒤 역량을 얼마나 펼치는 지를 보고 후보군을 가늠한다"고 짚었다.

◇'ELS·리테일·경영' 손만 대면 잘 나간다 '미다스의 손'

신영증권의 파생상품 영역은 그야말로 괄목상대의 길을 걸었다. 2005년 파생상품 후발주자로 뒤늦은 출발을 했던 신영증권의 파생상품 부문은 출범 15년만에 수익으로 신영증권의 48년 흑자행진을 뒷받침하는 중이다. 파생상품 성장의 주역이 바로 신요환 대표다.

신요환 대표는 2004년 말 구조화상품팀의 장을 맡아 이듬해 신영증권의 1호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업 인가를 받고 처음으로 내놓은 이 상품은 연 최대 수익률 10%를 목표했었다. 현대차와 우리금융이 첫 번째 ELS의 연계 주가였다. 이후 원금보장형, 우량주형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승승장구했다.
신영증권 ELS 1호

*출처: 신영증권
1000호가 시장에 나오는 데에는 딱 3년이 걸렸다. 당시 신영증권의 점포 수는 25개, 파생상품을 담당하는 직원의 수는 16명에 불과했다. 신요환 대표는 1000호 ELS를 달성한 이후 'ELS 1000호는 나의 자랑'이라고 뿌듯해하기도 했다. 구조화상품팀은 ELS 출시 직후인 2006년 파생상품 수익 만으로 243억원을 뽑아냈다. 2007년에는 234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신영증권 연간이익 20%를 차지하는 등 순이익의 주축으로 올라섰다. 신요환 대표가 2008년 파생상품본부장 뱃지를 단 것도 공적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었다.

리테일사업본부장으로 적을 옮긴 그는 또 한 번 신영증권의 대표 상품을 만들어 낸다. '플랜업 주니어'라는 이름의 자산관리 서비스였다. 과거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산관리를 리테일 영역까지 확장한 특별한 시도였다. 2002년 업계 처음으로 자산관리 영업을 주력으로 삼았던 신영증권의 노하우가 집약된 상품이기도 했다.

'10만원에서 출발하는 자산관리'의 매력은 단숨에 시장을 사로 잡았다. 신요환 대표는 언론사에 '카페라떼 효과(하루 커피값 5000원을 아껴 투자하면 20년 후 6000만원의 목돈이 된다는 이론)'와 부의 상관관계를 소개하는 칼럼을 기고하는 등 플랜업 자산관리 브랜드 홍보에 열을 올렸다. 플랜업 주니어는 주니어 펀드와 주니어랩, 주니어 CMA, 주니어 신탁, 주니어 채권 등 5개의 상품으로 구성됐었다. 주니어 펀드와 주니어 채권은 단돈 10만원부터 투자가 가능했다. 2011년 리테일사업을 이끈 지 한 해만에 내놓은 이 상품은 출시 두 달만에 신규계좌 7000개를 유치하며 선전했다.

플랜업 출시 이듬해에 도전한 팀 자산관리 서비스도 독특했다. 리테일사업본부장이던 신요환 대표가 주축이 돼 팀 중심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구안하고 구축했다. 담당자 한 명이 자산관리를 도맡는 게 아니라 투자 전문 직원, 세무 전문 직원 등 3~5명이 각자의 특기를 살려 고객의 자산관리를 지원한다는 기획이었다. 단순히 고수익 상품을 추천하지 않고 자산관리 종합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트렌드도 신요환 대표가 리테일사업본부장 당시 만들어 낸 족적이다.

이처럼 자산관리 서비스가 신영증권의 메인 수익원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에는 신요환 대표의 족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에는 증권사의 수익이 더욱 더 브로커리지 수수료에 치중해 있었다. 신규 사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진짜 새 먹거리에 첫 발을 떼는 증권사는 흔치 않았다. 플랜업 주니어 출시와 팀 자산관리 서비스의 출범이 신요환 대표의 실무진 시절 성과라면 '패밀리 헤리티지서비스'와 차세대 종합재산신탁 시스템은 경영자로서 일궈낸 자산이다.

신영증권의 야심작 패밀리 헤리티지서비스의 모체를 플랜업 주니어와 팀 자산관리 서비스로 지칭할만 하다. 신영증권은 2017년 1월 자산관리와 자산승계를 합친 패밀리 헤리티지서비스를 출시했다. 자산관리와 가업승계 등 기본적인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이익증여신탁, 유언대용신탁 등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 냈다. 이익증여신탁은 주식과 펀드 투자원금은 고객에게, 이익인 배당금은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하도록 설계됐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말 국내 최초로 종합재산신탁 기반의 자산관리·자산승계 시스템을 선보이며 패밀리 헤리티지서비스의 품격을 더했다. 생애주기별 자산관리는 물론 부동산과 동산, 지적재산권, 미술품 관리까지 망라한 최초의 시스템이다.

신요환 대표는 패밀리 헤리티지서비스와 차세대 신탁시스템을 소개하며 다시 한 번 '신즉근영'을 언급했다. 이처럼 신영증권은 '고객의 신뢰가 곧 회사의 번영'이라는 가치를 긴 시간 견지하면서도 시장의 니즈에는 발이 빨랐다. 진득한 신뢰와 색다른 트렌드가 함께한, '신즉근영'의 바탕에는 신요환 대표와 같은 정통 신영맨들의 역할이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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