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보다 비싼 여전채, 'DLF 규제' 변수되나 [Market Watch]발행 구조 차이 따른 수급 영향…내년 발행 물량 '촉각'
심아란 기자공개 2019-12-02 07:24:24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7일 16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반기 채권 시장에서는 여신전문금융사채권(이하 여전채)이 일반 회사채보다 높은 대우를 받고 있다. 현재 AA+ 3년물 여전채의 경우 AAA 등급 회사채보다도 수익률이 낮은 상황이다. 이러한 금리 역전은 일괄신고제를 활용하는 여전채 발행 특성상 수급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최근 금융위원회가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한 개선책을 발표한 점은 여전채 가격에 변수로 지목된다. 다만 내년에 여전채 발행 물량이 감소할 경우 올해 수준의 몸값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전채 금리 역전…구조적 차이, 인수 경쟁도 한몫
26일 KIS채권평가 기준 AA0 등급 3년물은 여전채 금리가 회사채보다 4bp 가량 낮았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여전채 금리는 회사채보다 5bp~8bp 정도 높았지만 스프레드 갭을 꾸준히 좁히더니 하반기 들어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AA0 3년물 기준 여전채 금리는 회사채에 비해 10bp 가량 높게 유지됐다. 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차입금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조달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다.
시장에서는 여전채와 회사채의 금리 역전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10월 이후 AA+ 등급의 여전채 3년물은 AAA 등급인 회사채보다도 금리가 낮게 유지되고 있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와 달리 여전채는 수요예측을 하지 않는 만큼 발행 구조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라며 "증권사별로 여전채 인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발행금리가 최종 수요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전채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절차를 밟지 않고 일괄신고제를 활용해 수시로 발행된다. 증권사가 여전채를 총액 인수하고 기관투자자에 물량을 나눠주는 식이다.
최근 증권사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관의 수요를 사전에 조사하지 않고 우선적으로 물량을 확보한 이후에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여전채 금리가 과도하게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DLF 규제 변수…내년 발행 물량 촉각
금융당국의 DLF 규제 정책이 여전채 몸값을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개선책에는 은행권의 고난도 신탁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러한 정책이 실현된다면 은행 신탁에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을 판매하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여전채 수요도 덩달아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 신탁에서는 ELS, DLS 등을 판매해 마련한 자금으로 여전채를 매입하기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금융위가 DLF 규제를 시행한다면 여전채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당국와 은행권이 절충안을 고민하고 있어 당장 시행되진 않지만 은행 신탁이 부담을 느끼고 소극적으로 가다보면 여전채 수급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내년에 카드채는 소비 둔화, 마케팅 제약 등으로 발행량이 감소할 전망이며 캐피탈채도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발행량이 올해 대비 줄어들 것"이라며 "회사채 대비 여전채의 안정성이 높아져서 내년에도 민평 금리는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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